[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하자 국내 골프 수요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베이비붐 세대와 2차 베이비붐 세대(일명 F세대 1966~1974년생) 사이에 잠시 신생아 수가 줄었던 1964년생은 올해, 1965년생은 내년에 은퇴한다. 국내 골프 산업을 주도하며 대중화의 리더 역할을 했던 베이비붐 세대가 완전히 은퇴하면서 골프 산업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F세대는 가성비 높은 해외 골프를 즐기려는 성향이 베이비부머 보다 강하다.
오른쪽 베이비붐 세대 인구수와 왼쪽 2차 베이비붐세대(F세대) 인구수 [헤럴드경제 그래픽팀] |
골프장 수와 이용객 수 추이. 이용객이 처음으로 꺾였다. |
야놀자리서치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국내 골프산업의 현재와 향후 과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골프장 이용객 수는 200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거나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전국 골프장 이용객 수는 4772만 명으로, 2022년 대비 5.7% 줄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홀당 이용객 수 기준으로는 2023년 4610명으로 7.9% 감소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제주로 15%가 급감했다.
전남은 13.1%, 강원과 충북은 각각 1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5.7%), 대구와 부산과 인접한 경북(-5.8%)과 경남(-3.1%) 지역은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낮은 편이다.
이에 비해 골프장 수는 전년 대비 8개 증가한 522개로 확인되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엔데믹이 본격화됨에 따라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골프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이 이용자 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또 팬데믹 기간 일시적으로 수요층을 형성했던 젊은 골퍼들이 높은 비용으로 인해 테니스 등 다른 취미로 옮겨간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보았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보면 국내 골프 수요가 점진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 구조 측면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주요 고객층인 중장년 고객 수요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963년생 까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종료됐다. 50대 초중반인 2차 베이비붐 세대(F세대 또는 X세대)들은 해외골프를 즐기는 성향이 베이비붐세대 보다 상대적으로 강하다. |
그동안 베이비붐 세대는 골프 산업의 주요 고객층이 돼왔으나 은퇴 이후 소득의 감소로 소비 패턴 또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비용이 많이 드는 골프와 같은 고비용 여가 활동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 중에서는 특히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멀리 위치한 지역의 골프장들이 이러한 수요 감소를 더욱 크게 체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유경 야놀자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골프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무작정 가격을 낮추는 것보다는 동적인 가격 조정과 같은 수익 경영 시스템(Revenue Management System)을 도입하여 수요에 대응한 탄력적 가격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적으로는 늘어나는 노년층의 골프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18홀 뿐만 아니라 9홀 또는 6홀의 운영, 일부 코스는 파크 골프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대도시에서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골프장의 경우, 골프를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관광과 연계한 지역 체류형 여가 활동으로 포지셔닝 하는 전략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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