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기후 비상의 날’ 선포
서울 용산구 헤럴드 본사 사옥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 |
오는 22일 서울 용산구 헤럴드 본사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 앞 자리가 ‘5’에서 ‘4’로 바뀐다. 이 숫자의 변화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지구의 경고다.
기후위기시계의 숫자는 지구가 돌이킬 수 없는 기후위기를 겪기까지 남은 시간을 뜻한다. 5년 넘게 남았던 인류의 남은 시간이 이제 4년 단위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기후위기시계를 고안한 국제 기후행동단체 더클라이밋클락(The Climate Clock)은 올해 ‘기후 비상의 날(Climate Emergency day)’을 오는 22일로 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더클라이밋클락은 기후위기의 시급성을 강조하고자 매년 기후위기시계의 해가 바뀌는 날을 기후 비상의 날로 정한다. 기후위기시계의 숫자 11자리는 각각 연도와 일, 시간과 분, 초를 뜻한다. 이 시계는 22일 0시를 기해 ‘5년 0일 00:00:00’에서 ‘4년 364일 23:59:59’로 접어든다.
기후위기시계는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년~1900년)보다 평균 1.5도 이상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헤아린다. 지구 평균 온도 1.5도 상승은 전세계 기상학자와 과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하는 기후위기의 마지노선이다. 이를 넘어서면 더 이상 인간의 노력이나 의지가 통하지 않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재앙까지 약 4년 남았다는 의미다.
기후위기시계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이 시계에는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뿐 아니라 재생 농업, 성 평등, 녹색기후기금(GCF) 투자 등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생명선’도 표시돼 있다.
미국 뉴욕 유니온스퀘어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위쪽)과 영국 런던 피카델리광장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 [더클라이밋클락 제공] |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20여 개국의 더클라이밋클락 캠페인팀은 올해 화석연료 투자를 회수해 미래를 위한 자금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미국 뉴욕에서는 카운트다운을 하며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악명 높은 기후범죄자 24명 공개한다. 콩고민주공화국은 화석연료 사용 및 플라스틱 오염 중단을 정치인들에게 요구하며 집회를 벌인다.
케냐의 경우 정부와 보험회사 및 은행을 대상으로 한 거리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더클라이밋클락은 기후위기시계가 4년 앞으로 다가온 올해 전세계 80여 개국에서 주요 선거를 치른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 선출될 각 국의 지도자들의 손에 1.5도 상승을 저지할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달려 있어서다.
기후위기시계 글로벌 캠페인 책임자 마학 아그라왈은 “기후비상의날은 화석 연료에서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고 지원하겠다는 정부와 기업의 약속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회”라며 “우리 지구와 지도자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결정적인 해”라고 설명했다.
헤럴드도 기후위기시계를 통해 기후위기의 시급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헤럴드는 2021년 5월 독일 베를린과 미국 뉴욕에 이어 전세계 3번째로 국내에 기후위기시계를 설치했다.
더클라이밋클락 캠페인 파트너로 국내 기후위기시계 설치 권한을 확보한 후 현재까지 기후위기시계는 12개로 늘어났다.
대전 한밭수목원, 부산시민공원 등 일상적인 공간부터 국회사무처와 각 지역자치단체에도 기후위기시계가 자리잡았다. 이달 말에는 경남 김해 탄소중립 홍보체험관에 국내 13번째 기후위기시계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