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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캣 지키고, 로보틱스 상장하고…‘피봇팅 성공기’ 쓰는 두산 [투자360]
M&A 통해 ‘소비재→중공업→스마트머신’ 변화
두산그룹 상장사 시총 합산 ‘32조’
시총 비중 ‘21%’ 로보틱스, 밥캣 품고 존재감 확장

[공식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인수합병(M&A)에 울고 웃던 두산그룹이 핵심 사업을 전환하는 피봇팅(Pivoting) 성공기를 쓰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때 끝까지 지켰던 두산밥캣과 지난해 증시에 안착시킨 두산로보틱스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해 스마트머신 사업 힘 싣기에 나섰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그룹 내 상장사 7곳의 전일 종가 기준 합산 시가총액은 약 32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는 ▷두산 ▷두산퓨얼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오리콤 ▷두산테스나 ▷두산로보틱스 등이 포함된다.

두산로보틱스의 합산 시총 기여도는 약 21%를 기록 중이다. 두산의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두산에너빌리티의 비중 4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난해 10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상장 밸류는 1조6853억원에 책정됐으며 증시 입성 9개월여 만에 몸집을 4배 이상 불렸다. IPO 덕분에 회사에 운영자금이 유입되는 동시에 시장에서 가치를 높여가는 만큼 최적의 상장 타이밍을 포착했다는 평가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사업을 위해 2015년 설립됐으며 그룹 신사업의 상징이자 기계 산업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소형 건설기계 업체 두산밥캣을 완전자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주주와 주식 교환을 통해 100% 지분을 확보하고 두산밥캣을 상장폐지한다고 12일 공시했다. 사업 재편 기대감은 두산로보틱스 주가에 즉각 반영되면서 이날 종가는 전일 대비 24%가량 상승했다.

두산그룹은 2000년대부터 M&A로 피봇팅에 적극 나섰다. 기존에는 오비맥주와 버거킹 등 식음료와 주류로 대표되는 소비재에 특화된 상태였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등을 사들여 중장비 제조업으로 사업 무게추를 옮겼다.

두산밥캣도 비슷한 시기 인수한 회사다. 2007년 두산에너빌리티는 49억달러(당시 약 5조원)를 투입해 미국 잉거솔랜드의 건설기계 사업부를 인수해 두산밥캣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때 일시에 3조원 이상 레버리지를 일으키면서 그룹의 재무안정성에 균열이 시작됐다.

두산밥캣 인수 직후 건설경기까지 침체되며 M&A에 따른 효과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건설 지원 부담도 지속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져 결국 2020년 KDB산업은행에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해야 했다.

두산그룹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두산솔루스, 두산건설, 모트롤 등 계열사를 순차적으로 매각해 유동성을 확충했다. 덕분에 2년 만에 채권단 체제에서 조기졸업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다가섰다. 최근에는 두산밥캣이 모트롤의 민수 부문을 다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구조조정 당시에도 두산밥캣은 매각하지 않으면서 그룹 캐시카우로 키운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이를 실행하는 모습이다. 두산밥캣은 연결고리가 약했던 두산에너빌리티를 떠나 두산로보틱스로 편입돼 사업적 시너지를 보여줄지도 관전포인트다. 두산그룹은 이번 사업 재편을 통해 ▷에너지 ▷스마트머신 ▷반도체·첨단 소재를 중심으로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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