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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家 박인원, 협동로봇 M&A 행보 주목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박인원 사장 스마트머신 진두지휘
로보틱스 성장 위한 M&A 가능성
밥캣과 시너지 모색 AI경쟁력 강화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을 100% 자회사로 품었다. 클린 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을 3대 축으로 사업구조를 재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큰 그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두산 오너가(家)이자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CEO)인 박인원 사장도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 그룹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소형 건설기계와 미래 먹거리인 협동로봇을 아우르는 스마트 머신 사업을 이끌게 되면서 존재감이 더욱 커지게 됐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박인원 사장이 이번 사업 재편을 계기로 협동로봇 사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이자 소형 건설기계 기업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로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업 재편안을 발표했다. 두산밥캣은 인적분할과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 및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이번 사업 재편으로 박인원 사장의 경영 보폭은 더욱 넓어지게 됐다.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3남이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박인원 사장은 지난 2022년부터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에서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류정훈 부사장과 협력하면서 협동로봇 사업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맞이한 만큼 앞으로 그룹 전체의 스마트 머신 사업을 이끌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의 현재 먹거리인 건설기계와 미래 먹거리인 협동로봇을 모두 맡게 된 만큼 박인원 사장의 존재감은 이전보다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박인원 사장이 사업 재편을 계기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선두를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현재 순위는 4위다. 시장 1위 기업인 덴마크의 유니버설로봇과는 점유율이 4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때문에 두산로보틱스가 유니버설로봇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인수합병과 같은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CEO 부사장 역시 지난해 12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협동로봇에 모빌리티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M&A와 기술협업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가 된 것도 두산로보틱스 투자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2015년 설립 이래 지난해까지 적자다. 두산로보틱스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자금줄이 필요한데, 두산밥캣은 이런 측면에서 두산로보틱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두산밥캣은 최근 북미 건설기계 시장 호황에 힘입어 2022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그룹의 대표 캐시카우로 꼽히고 있다.

박인원 사장은 협동로봇과 건설기계 사업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두산밥캣 생산라인에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을 설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북미에서 입지가 탄탄한 두산밥캣의 네크워크망를 활용, 북미 시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사업 재편으로) 두산로보틱스는 선진 시장 고객 접점 확대, 전문 서비스 시장 선점 효과 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사업 역량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모두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고, 두산밥캣은 AI 기반의 자율주행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사업 재편으로 양사는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AI 연구개발 과제를 공동 수행함으로써 중복 투자를 걷어내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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