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사 전경 [연합]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지난해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주범 2명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1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37)와 황대한(37)에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공범인 연지호(31)를 비롯해 범행 배후인 유상원(52), 황은희(50) 부부도 각각 징역 23년형, 8년형, 6년형이 확정됐다.
이경우·황대한·연지호는 지난해 3월29일 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피해자 A(사망 당시 48세)씨를 납치해 이튿날 오전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강도예비·사체유기)로 기소됐다.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가상자산 투자 실패로 갈등 관계였던 A씨를 납치해 가상화폐를 빼앗고 살해하자는 이경우의 제안에 범죄자금 7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이경우·황대한에게는 무기징역을, 납치·살해에 가담한 연지호에게는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했다. 유상원·황은희는 강도죄만 인정돼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 역시 이경우·황대한에 대해 “범행이 매우 잔혹하고 참혹하다”며 “피고인들이 피해자 유족과 합의하거나 그들의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하려고 노력한 것이 없어 보인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유상원·황은희 부부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음을 예견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다만 연지호에 대해서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는 데다 2심에서 유족 중 한 명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23년으로 감형했다.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등 범행에 조력한 황대한의 지인 이모 씨는 징역 4년이, 간호조무사로 일하면서 병원에서 살인에 쓰인 향정신성의약품을 빼돌려 3인조에 제공한 이경우의 부인 허모 씨는 징역 4년 6개월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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