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세제 대신 1인가구 겨냥 캡슐도
“세제 리뷰 찾는 2030 남성들 증가”
샤이니 키부터 이찬원 장민호, 조정석, 류수영, 이정재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세제 모델이라는 점이다. 한때 주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세제 광고를 남성 모델이 점령했다. 세제 시장도 과거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액체세제 중심에서 남성까지 겨냥한 캡슐세제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최근 경쟁이 치열한 캡슐세제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라이온코리아의 세제 브랜드 비트는 이달 4㎏ 이하 소량 빨래를 하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울트라 콤팩트’ 실내건조 캡슐세제를 출시했다. 지난해 7년 만에 광고를 재개한 비트의 선택은 조정석이었다. 또 다른 세제 브랜드 슈가버블은 지난 4월 96년생 가수 이찬원과 모델 계약을 연장했다.
남자 모델이 약진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여성·주부는 여전히 세제의 핵심 소비자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모델을 선호한다. 가수 이찬원과 장민호가 각각 슈가버블, 유한양행 해피홈의 캡슐세제의 모델이 된 배경에는 이들의 많은 주부 팬을 가진 것과 연관이 깊다.
현실적인 전략도 숨어 있다. 캡슐세제 같은 간편한 생활용품을 찾는 남자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를 분석하면 1인·싱글·자취·원룸과 관련한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세제 리뷰 영상을 찾아보는 20·30대 남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남성 1인 가구는 여성 1인 가구보다 수와 비중이 모두 증가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약 10년 전인 2015년에는 여성 1인 가구가 50.2%(261만 가구)로, 남성(49.8%, 259만3000가구)보다 많았다. 하지만 2021년에는 남성 1인 가구가 역전했다. 2022년 기준 남녀 1인 가구 비중은 각각 50%지만, 혼자 사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아진 것은 분명했다.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보는 행정안전부 인구 통계에서는 격차가 더 크다. 올해 3월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상 혼자 사는 남성 1인 가구는 515만4408가구(51.4%)로 여성(486만7005가구, 48.6%)보다 많았다.
드럼세탁기의 대중화 속에서 캡슐 세제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기업은 1인 가구가 늘어난 시장 변화를 주목한다. 한 세제 브랜드 관계자는 “2016년 가루세제 비중을 액체세제가 넘었는데 지금은 캡슐세제로 전환이 이뤄지는 과도기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라며 “캡슐도 이제 향, 실내건조, 세척력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캡슐세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34억원(유로모니터 기준)으로, 가루형 세제의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오는 2028년에는 캡슐세제와 가루세제의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캡슐세제의 성장이 예상된다.
방혜원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홈&리빙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캡슐세제 시장은 1인 가구 등 소형 가구 중심으로 지난 5년 동안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며 매섭게 크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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