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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韓증시 AI가 이끌었다
자본시장 상반기결산①-국내주식
코스피 상승률 1~4위 모두 AI株
‘라면·화장품’ 소비재주 강세도 확연
外人·기관, 車·지주사·금융주 매수세

상반기 글로벌 주요국 증시의 랠리를 이끌었던 인공지능(AI) 바람이 국내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흐름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AI칩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밸류체인과 관련된 종목, AI 데이터센터 산업 확장에 따른 수요 증가 호재가 발생한 전력주 등과 연관된 종목들이 코스피·코스닥 등락률 최상위 순위를 대부분 차지하면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부 주도의 주가 부양책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히는 자동차·지주사·금융주 등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주의 상승세는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초강력 매수세를 통해 뒷받침됐다.

▶코스피·코스닥 주가 상승률 최상위권 휩쓴 AI株=24일 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올 상반기(1월 2일~6월 21일 종가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전 종목의 등락률을 분석했다. 이 결과 코스피 상승률 1위 종목의 자리는 356.37%의 상승률을 기록한 삼화전기가 차지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화전기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S-cap은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eSSD용 핵심 부품”이라고 평가했다. eSSD는 AI 서버 구축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꼽힌다.

상승률 2위는 311.11%를 기록한 디아이가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HBM 테스트 장비 부족에 따른 국산화 수혜 기대감을 받고 있다. 이어 HD현대일렉트릭(285.64%)과 대원전선(224.55%)이 뒤를 이었다. AI 시대 진입이 본격화할 경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인 ‘전력주’들이다. 이 밖에도 7위 한미반도체(192.22%, HBM 관련주), 8위 LS ELECTRIC(186.89%, 전력주), 10위 일진전기(149.53%, 전력주) 등 AI 관련주가 상위권에 올랐다. 코스피 상승률 ‘톱 10’ 중 7개 종목이 AI 관련주였던 셈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상승률 4위에 테크윙(347.16%, HBM 관련주), 5위 제룡전기(321.45%, 전력주), 6위 와이씨(270.11%, HBM 관련주), 10위 덕산테코피아(228.52%, 반도체 관련주) 등 AI 연관주가 높은 순위권에 포진했다.

▶‘라면·화장품’ 소비재 관련주 강세도 두드러져=상반기 코스피·코스닥 시장 내 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 중에는 ‘소비재’ 관련 종목도 다수 포진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선 수출에서 두각을 나타낸 식품·화장품주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종목은 상승률 5위를 차지한 삼양식품(224.07%)이다. 올해 초 주당 21만6000원, 시가총액 1조6271억원이었던 삼양식품은 6개월 만에 주당 70만원, 시총 5조2731억원까지 급성장했다. 농심을 꺾고 ‘라면주’ 시총 1위 자리를 꿰찬 삼양식품의 쾌속 질주는 대표 브랜드 ‘불닭볶음면’ 제품 수출 호조 덕분이다. 코스피 상승률 6위에 이름을 올린 토니모리(210.87%) 미국·일본 등으로 화장품 수출 유통 채널이 확대되면서 투심을 사로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승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주는 국내 증시에서 주목받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면서 “낮은 수출 기저 효과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조합 때문”이라고 짚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국내 400여개 브랜드 제품을 160여개 국가에 판매하는 화장품 유통사 실리콘투가 올 상반기에만 주가가 584.82% 오르며 상승률 2위 자리를 꿰찼다. 연초 154위에 불과했던 코스닥 내 시총 순위도 지난 21일 종가 기준 12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코스피 +4.86%·코스닥 -1.60%...外人·기관 사랑받은 ‘밸류업’=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스피·코스닥 지수 전체 흐름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4.86%(2655.28→2784.26) 올랐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론 2807.63으로 장을 마치며 2800선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찍기도 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1.60%(866.57→852.67) 하락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대형주 등이 상당수인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주에 대한 투심이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지는 코스피 시장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대해 크게 엇갈린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투심도 지수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는 상반기 코스피에서 21조9123억원 규모의 역대 최고 수준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각각 12조4640억원, 7조7617억원 규모 순매도세를 보였던 개인·기관 투자자의 움직임과 대비된다. 코스닥 시장에선 기관 투자자의 3조8663억원 규모 순매도세가 눈에 띄었다.

올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로 꼽히는 ‘밸류업’ 관련 수혜주에 대해선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투심이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밸류업 2차 랠리가 탄력을 받기 위해선 다음 달 말 기획재정부가 내놓을 ‘2025 세법 개정안’의 처리 여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야당인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차지한 만큼 밸류업 세제 혜택 확정에 난항이 예상된다”면서도 “야당 역시 주식시장 활성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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