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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득대비 집값’ 서울이 뉴욕·파리·런던보다 높다
서울 소득대비 집값 비율 25.1배…안 쓰고 25년 모아야 한 채 장만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14배)·파리(17.8배)·런던(14.8배)보다 높아
서울 서대문구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주변 아파트 매물 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서울에서 중간 소득인 가구가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5년이상 걸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주거비가 비싼 것으로 이름 높은 미국 뉴욕보다도 10년 이상 더 일해야 집을 살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집값이 오르는 속도다. 최근 10년 새 소득보다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내 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지고 있다. 소득은 있으나 자산이 없는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이나 부의 격차도 급속히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1일 주요국 가격 통계 비교사이트 ‘넘베오(NUMBEO)’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25.1배(7일 기준)로 집계됐다. 이 숫자는 서울 지역의 연평균소득으로 중간값 수준의 주택 구입 시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서울에서 중간 소득을 가진 가구가 25년 이상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소득 수준을 감안한 서울 집값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파리(17.8배), 로마(15.1배), 런던(14.8배), 뉴욕(14.0배)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시민보다 10년 이상 더 일해야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소득 대비 집값은 2014년부터 매우 가파르게 상승했다. 넘베오에 따르면 2013년 해당 비율은 10.4배에 그쳤다. 그러나 2014년 13.5배로 오르더니, 2017년엔 17.8배까지 상승했다. 2019년엔 20.7배를 기록, 소득을 20년이나 모아야 집 한 채를 마련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대비 집값이 높은 도시 순위도 이에 크게 상승했다. 2016년 서울 집값 대비 소득 비율은 259개 도시 중 44위에 수준이었다. 2017년엔 257개 도시 중 33위로 껑충 뛰었다. 이날 조회 기준 현재는 267개국 중 22위에서 머물고 있다.

주택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 속에서 소득은 비교적 크게 늘지 않으면서 집값을 감당하기 매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가처분소득을 모두 저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출을 감안하면 내 집 마련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종잣돈이 없는 젊은 층은 사실상 한 평생 일해도 저축만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렵다. 민주노동연구원의 이한진 연구위원이 발표한 ‘부동산 폭등기 청년가구 재정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가구가 소득만 모아 서울 아파트를 사려면 86.4년이 소요된다.

2023년 기준 가구주가 29세 이하인 20대 가구의 소득은 연 소득은 평균 4123만원이다. 여기에 소비 지출(2136만원)과 비소비지출(598만원)을 뺀 ‘저축가능액’은 1389만원이었다.

작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11억9957만원·월별 평균 매매가의 연평균)를 기준으로 할 때 저축가능액 전부를 86.4년 모아야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기간은 2014년 39.5년에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높은 집값은 체감 물가도 밀어올린다. 실제 우리나라의 주거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23% 더 높았다. 이밖에 의류·신발, 식료품 등도 61%, 56%씩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이 일부 억제돼도 의식주 부담이 워낙 높다보니 취약계층의 생활비 부담은 줄지 않고 있는 셈이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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