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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제반조치 취하라” 긴급지시… 전북 부안서 올해 최대규모 지진[종합]
해외 순방 中 尹 대통령 “국가기반시설 안전점검 실시”
관측 이래 16번째 규모 지진…수도권 비롯 전국서 신고 접수
부안선 시설물 피해도…주택 창문 깨져
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4.8 규모 지진으로 보안면에 있는 한 창고 벽면이 깨져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박지영·최은지 기자] 전북 부안군에서 올해 최대 규모의 지진(규모 4.8)이 발생했다. 진도가 강한 탓에 부안에서 200㎞ 넘게 떨어진 서울에서도 유감신고가 접수됐다. 해외 순방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등 제반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지진은 역대 16번째 규모로, 올해 들어선 최대다.

윤 대통령은 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는 상황을 보고 받고 행안부, 국토부 등 관계부처에 “국가기반시설 등에 대해 피해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제반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의 지시는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 서면브리핑으로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또 행정안전부, 기상청 등 관계기관에 “추가적인 여진 발생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신속·정확하게 전파하고, 비상대응태세를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지진은 이날 오전 8시 26분 49초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26.71도로, 행정구역은 전북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다. 진원의 깊이는 8㎞로 추정됐다. 이날 여진은 오전 8시 40분까지 3차례 발생했다. 기상청 관측 이래로 따지면 역대 16번째 규모다.

이번 지진은 올 들어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통틀어 발생한 지진 중 최대 규모다. 기상청 지진 계기관측(1978년) 이래 16번째, 디지털 관측(1999년) 이래 12번째다. 전북에선 최대 계기진도가 5로, 이는 ‘거의 모든 사람이 느끼고 그릇·창문이 깨지는 정도’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작년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4.5 지진이 발생한 이해 1년여만이다. 육지 기준으로는 2018년 2월 11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4㎞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6 지진 이후 6년여 만이다. 특히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대형 지진이 드물었던 곳이다. 지진 발생 지역 반경 50㎞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규모 3.0 이상 지진이 발생한 횟수는 관측 이래 10번에 불과하다.

지진 여파는 전국으로 이어졌다. 지진 발생 지역 뿐 아니라 서울권까지 지진을 느낀 시민들이 속출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0분까지 전국에서 총 213건의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가 접수됐다. 유감 신고는 전북이 7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밖에 충남(27건), 충북(24건), 경기(23건), 전남(13건), 광주(14건), 대전(14건), 세종(9건), 경북(2건), 창원(5건) 순으로 집계됐다.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전북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부안군 보안면에선 한 창고 벽체가 갈라졌으며 하서면에선 주택 창문이 깨졌다. 백산면의 한 주택 화장실 파일도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현재까지 별도 인명피해는 없다.

지진 발생의 직접 영향권 내에 있었던 전북 시민들은 입을 모아 ‘건물이 강하게 휘청이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북 전주에 사는 30대 초반 시민 A씨는 “아파트 10층에 거주하고 있는데 침대가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에 잠에서 깨서 일어났다”며 “아파트 전체가 뿌리부터 흔들려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주에 사는 다른 시민 B씨도 “화장실 변기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변기가 위아래로 흔들려 놀이기구 탄 것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지진 당시 5층 높이 건물 상가에 있었다는 전북 익산에 거주하는 시민은 “체감상 10~15초 휘청거리는 느낌을 받았다”며 “과거에 경험했던 지진보다 훨씬 강하게 건물이 휘청이고, 여진도 10초 정도 이어져 너무 놀랐다”고 했다.

전문가는 이번 지진이 지질 구조 변화의 ‘전조’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대형 지진은 주로 일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한국에서도 이같은 지진이 잦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지진판이 항상 일본의 유라시아 안쪽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우리나라의 지질 구조 변화나 지진판이 작동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일종의 전조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항 쪽에 지진대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정확하게 내부 판의 존재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지진 발생 대비를 위해서 면밀하게 지진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이 12일 오전 8시 26분 49초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합]
klee@heraldcorp.com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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