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체 거래대금의 8.85%
기관은 개미와 반대로 ‘팔자세’
“수익연계에 비용소요, 신중해야”
산유국 테마주 단일 종목에 하루 새 몰린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이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종목에 이처럼 많은 자금이 집중된 건 올 들어 7번째 규모다. 주요 산유국 테마주들에 몰린 자금은 5조원을 넘는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개인투자자들이 하루 동안 주식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를 매수·매도한 거래대금은 2조7192억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증시 전체 거래대금(46조3994억원)의 8.85%에 달한다. 국내 전체 상장사가 2697종목인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 비중이다.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를 한 다음날이다.
3조원에 육박한 개인투자자 자금이 단일 종목에 하루 동안 집중 매수·매도되는 건 증시에서 손에 꼽힌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상장 당일(3월8일)에 3조9640억원이 몰렸다. 엔젤로보틱스 상장일(3월26일)에는 3조7438억원이 몰려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테스트 중이다’는 발언을 한 다음날(3월 20일) 3조 6707억원이 삼성전자 주식거래에 쏠리면서 3위를 기록했다.
4위는 초전도체 테마주인 신성델타테크(2월21일·3조1863억원), 5위는 노브랜드(5월 23일·3조535억원), 6위 삼성전자(3월 21일·2조9824억원)다. 한국가스공사는 올 들어 7위 규모로 증시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집중됐다. 앞선 종목들 대부분 상장일 당일 매매에 따른 거래대금이란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규모인 셈이다. 기업공개(IPO) 종목을 제외하면 한국가스공사보다 거래대금이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와 신성델타테크가 유일하다.
한국가스공사를 포함해 산유국 테마주로 분류된 12개 종목의 지난 4일 총 거래대금은 5조3175억원으로 전체 17.31%를 차지했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 자금 5분의 1은 산유국 테마주로 집중된 것이다. ▷흥구석유(8983억원) ▷한국석유(4876억원) ▷대성에너지(4090억원) ▷중앙에너비스(1748억원) ▷하이스틸(1541억원) ▷극동유화(1422억원) ▷한국ANKRO유전(1233억원) ▷대동스틸(816억원) ▷화성밸브(644억원) ▷대성산업(496억원) ▷동양철관(129억원) 순이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산유국 테마주를 중심으로 역대급 매수세를 보였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기관 투자자들이 이날 가장 많이 판 종목은 한국가스공사로 614억원규모에 달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 부존 여부 및 부존량 확인, 여기서 나아가 채굴 경제성 평가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아있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단발적 이슈로 끝나기보다 단기적으로 뉴스 플로우가 이어져 모멘텀이 확장될 수 있다. 옥석가리기 통한 트레이딩 관점 접근이 유효하다”고 했다. 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심해유전에 많은 양의 석유·가스가 묻혀 있더라도 관련 기업들의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을 조언한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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