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명 연구 인력 시트 전 영역 기술 개발
PBV,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선행기술 연구도
-40~80도 가혹 환경시험 등 180가지 성능 테스트
현대트랜시스 연구진이 시트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슬레드(SLED)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트랜시스는 과거와 현재, 미래 모빌리티의 공간을 혁신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진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진화의 과정을 소비자들께 지속해서 공유해 나갈 것입니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는 변속기를 포함하는 파워트레인과 시트 제조 전문 기업이다. 지난 2004년부터 자동차 시트 사업을 시작했으며,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최첨단 기술과 차별화한 디자인을 접목한 시트를 잇따라 선보이며 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지난 5일 경기 화성시 동탄에 들어선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에서 만난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품 회사로서의 미래 모빌리티 진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트랜시스가 시트연구센터에 기자단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 중에서도 ‘실내 공간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시트연구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대지 4만5705㎡·연면적 2만7031㎡)의 자동차 시트 전문 연구소다. 지난 2007년 7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으로 시작해 현재 약 500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이곳에서 시트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개발 전 과정을 한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첨단 설비를 갖추고 신기술 개발·설계·시험검증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시트 개발 과정은 ▷시장조사 ▷디자인·설계 ▷분석 ▷프로토타입 개발 ▷유효성 검증 과정의 단계로 이뤄진다. 특히 시트는 안락한 승차감과 함께 탑승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제작 과정에서 인체공학·디자인공학·재료공학·전자·제어·메커니즘공학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이는 수만 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 중 엔진 다음으로 시트가 비싼 이유이기도 하다.
충돌실험장에서 시트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슬레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제공] |
현대트랜시스 연구진이 슬레드 테스트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제공] |
현대트랜시스는 시트연구센터 내 2개동으로 조성된 시험동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할 수 있는 시트를 완성하기 위해 180여 가지에 이르는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이날 시험동에서는 ▷시트 벨트 앵커리지 시험▷로봇 승강내구 시험 ▷소음 시험 ▷사이드에어백(SAB) 전개 시험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승하차 시 지속해서 쓸리며 약해지는 시트의 내구성을 체크하기 위한 로봇 승강내구 시험에서는 사람 형상으로 제작된 특수 모형(더미)로 24시간 테스트를 진행한다. 75㎏ 몸무게의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제작된 더미가 문을 열고, 시트에 앉아서 내릴 때까지 전 과정을 1세트로 무려 2만회 세트를 반복,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시트의 작동과 외형의 문제가 없는 지 파악한다.
또한, 충돌실험장에서는 시트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슬레드(SLED) 테스트가 진행된다. 시트에 더미를 앉히고, 시속 80㎞의 속도로 충돌했을 때와 같은 충격을 발생, 탑승자 머리 등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과 상해를 분석한다.
시험 2동에 조성된 복합환경진동(BSR) 실험실에서는 노면의 상태에 따라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차량 진동을 재현해 시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동과 노이즈, 유격, 롤링 등을 분석한다. 무향실(방음공간), 영하 40도에서 영상 80도까지 구현한 혹한, 혹서 실험실 등에서 시트의 소음 원인과 위치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연구진이 노면의 상태에 따라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차량 진동을 재현해 시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동과 노이즈, 유격, 롤링 등을 분석하느 복합환경진동(BSR) 테스트 준비를 하는 모습. [현대트랜시스 제공] |
이외에도 SAB 전개 실험실에서는 시트 사이드 에어백 전개 시험은 차량 충돌 시 시트에 장착된 SAB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에어백의 전개 속도와 타이밍을 분석해 승객의 머리와 몸통에 가해지는 힘의 크기, 에어백이 제대로 전개되지 않거나 오작동하는 경우 문제의 원인을 분석한다.
시험동에서 제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연구가 주를 이뤘다면, 시트연구센터 1층에 330㎡ 규모로 조성된 홍보관에서는 현대트랜시스가 개발한 자동차 시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이곳에서는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기반 시트, 자율주행·PBV(목적기반모빌리티) 모듈러 시트, 자체 개발한 지속 가능한 시트 소재 등 차세대 모빌리티의 혁신적인 시트 제품들을 VR(가상현실)체험, 키오스크를 활용한 직관적인 UX(사용자 중심) 전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트랜시스는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2열 시트에 적용된 다이내믹 바디케어(마사지) 기술과 저전력 카본 열선 기술을 비롯해 세계 최초 PBV 모듈러 시트, PBV 경량 2WAY 플립 시트, HTVM 24 차세대 모빌리티, UAM 디자인 솔루션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EV9 시트에 적용한 현대트랜시스 엔지니어링 기술 그래픽 이미지. [현대트랜시스 제공] |
이 가운데 장거리 이동에서 탑승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다이내믹 바디케어 기술은 스트레칭과 체압 분산 목적으로 개발된 기존 공압·진동식 마사지 기능과 타격식과 진동식을 결합해 더욱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실제 이 기술을 이용했을 때 실제 동맥경직도를 6%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주영 현대트랜시스 시트설계1팀 팀장은 “다이내믹 바디케어를 탑재한 EV9 2열 릴렉션 시트는 원터치 릴렉스 모드, 각도 조절 레그레스트·암레스트, 윙아웃 헤드레스트 등 개인 맞춤형 기능으로 편안함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시중에서 판매 중인 안마의자에 준하는 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는 차량 실내를 생활공간으로 확장하는 ‘공간혁신’과 집과 같은 휴식과 편의를 제공하는 ‘안락함’, 다양한 조건에서도 안전을 확보하는 ‘승객 안전’, 자연 친화적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등을 4대 고객가치를 설정했다”며 “메커니즘, 전장/소프트웨어, 기능부품, 소재 등 시트 전 영역에 대한 기술로드맵 아래 연구 산실인 이곳 시트연구센터에서 해당 요소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해 미래 모빌리티 진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가 개발한 HTVM 24 차세대 모빌리티 콘셉트 제품 내부. [현대트랜시스 제공] |
현대트랜시스가 선보인 UAM 디자인 솔루션. [현대트랜시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