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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 청정국 더는 아니다” 국내 하수에서 마약류 검출
하수처리장 조사서 필로폰 4년 연속 검출
식약처, 마약 지도 만들어 마약류 예방 계획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우리나라 하수에서 매년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인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2020~2023년까지 매년 실시해 온 ‘하수역학 기반 불법마약류 사용행태’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하수유량과 하수 채집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했다. 이 방법은 수사·단속기관의 적발 외에 실제로 사용되는 마약 종류 등을 파악할 수 있어 호주와 유럽연합 등에서도 활용 중인 조사기법이다.

다만 실제 사용량은 ▷시료채취 시기 ▷하수로 폐기된 마약류의 양 ▷허가된 의약품이 몸에 흡수돼 밖으로 배출되는 대사물질 등의 영향으로 사용추정량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오정은 교수 주관 하수역학 연구팀은 전국 17개 시‧도별 최소 1개소 이상, 산업·항만 지역 등을 추가로 대표 하수처리장으로 선정했다. 이곳에서 하수를 연간 분기별로 4회 채집했다. 여기서 주요 불법 마약류 성분인 필로폰(메트암페타민)·암페타민·엑스터시(MDMA)·코카인 등의 검출량을 조사했다.

국내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된 필로폰(메트암페타민) 검출 지도. 식약처 제공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불법마약류인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은 4년 연속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다. 다만 1000명당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사용추정량)은 2020년 24.16㎎에서 2021년 23.18㎎, 2022년 18.07㎎, 2023년 14.40㎎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났다.

반면 코카인의 경우 전국 평균 사용추정량이 2020년 0.37㎎에서 2023년 1.43㎎으로 증가했다. 그간 서울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으나 2023년에는 세종에서 처음으로 검출되기도 했다.

다만 국내 코카인의 사용추정량은 유럽·미국·호주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므로 사용이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지역별 사용추정량을 보면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의 경우 경기 시화․인천이 높았다. 암페타민의 경우 청주,광주에서, MDMA(엑스터시)의 경우 경기 시화․목포에서 높게 나왔다. 코카인의 경우 서울(난지), 세종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은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 결과나 마약류 사범 수의 암수율(숨겨진 범죄 비율)을 고려할 때 이미 우리 사회에 불법 마약류 사용자가 만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향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장은 “국내 마약류 사용행태는 더이상 특정 지역이나 특정 층의 문제가 아니다”며 “대상자별 적절한 교육내용, 국내 실정에 맞는 교육방식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용기한걸음 1342 24시 마약류 전화상담센터에서 직원들이 전화 상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식약처는 “앞으로 그간 실시해 오던 특정물질 위주의 분석과 다빈도 검출 물질 분석을 병행해 임시마약류나 마약류로 지정하고, 신종마약류를 탐지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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