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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일한 대가가 가난? 내 노년을 어떻게 설계할까[이슈 PICK 쌤과 함께]
노인빈곤율은 늘어나는데 이유는 천차만별…
내 노후는 행복할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12일 오후 7시 10분 시작하는 방송에서,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순둘 교수를 초대해 은퇴 후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아본다.

OECD 1위 ‘노인 빈곤율’, 우리나라 노인 빈곤 해법은?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한국은 초고령사회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통계청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6%를 차지해, 우리 국민 5명 중 1명 이상, 1천만 명이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비는 잘 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2020년 기준, 대한민국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금은 안정적인 직업과 수입을 가지고 있더라도 노인 빈곤은 언젠간 나에게도 닥쳐올 수 있는 미래가 된 것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정 교수는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OECD가 빈곤율을 공개하기 시작한 2009년부터 지금까지 늘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규모 세계 14위 국가임에도 노인빈곤율은 최고에 달하는 것이다. 서울회생법원 조사 결과 주된 노인 파산의 원인으로는 생활비 지출 증가, 실직이나 사업 실패로 인한 소득 감소, 의료비 지출 증가 등이 있었다. 줄어든 수입으로 생활비 지출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파산까지 이르게 된 경우가 많은 것이다. 노인이 자살을 생각하는 주된 이유 또한 건강(23.7%), 경제적 어려움 (23%)이 가장 컸다. 반면 미국의 경우, ‘외로움’이 노인자살의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난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경제적 어려움이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르게 하는 주요한 요인인 것이다.

정 교수는 또한 “중요한 부분이 한 가지 있다”고 언급하였는데, 바로 “7~80대 고령 세대와 이제 막 노인 세대에 진입했거나 진입하게 될 베이비부머 세대의 빈곤의 양상은 다르다”는 것이다.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의 경우, 책임질 부양가족이 많았던 세대로 노후대비가 어려웠던 시대를 살아온 세대다.

특히 국민연금의 노령연금의 경우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가입해야 수령을 할 수 있는 요건이 되는데,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이 가능해진 것은 1999년으로, 후기 고령자 중 이 조건을 갖춘 사람은 많지 않다. 빈곤 노인들의 생활비 보전을 위해 공공부조 성격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75세~79세가 받는 노령연금+기초연금 월평균 수급 금액은 54.5만 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반면 1955∼1963년생으로, 2020년 처음으로 노년에 진입한 1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학력도 높고, 경제 성장기에 일했기 때문에 소득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연금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받고, 건강 상태도 더 좋다고 한다. 그렇지만 본인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 반면 자녀들의 결혼과 취업이 늦어지면서 자녀들로부터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서 노년기에 대한 걱정이 많은 세대이기도 하다.

노년기의 새로운 대비책, ‘주택연금’

정 교수는 대한민국 노인 세대의 자산구성을 보면 자산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뽑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인에게 내 집 마련은 ‘성공’의 상징이자, 자녀들에게 물려줄 유일한 자산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집을 소유보다는 거주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노인 중에서도 자신의 ‘집’을 ‘수익’으로 변환하는 선택을 하는 이들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표적인 노후 수단의 예로 주택연금을 들 수 있다. 주택연금은 국가의 보증하에 자신의 집을 담보로 평생, 또는 일정 기간 연금을 받는 상품으로,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다. 특히 집을 물려주는 것보다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노년의 경제적 자립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많아지면서 주택연금 가입자 수 또한 매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만 60~74세 부모를 둔 30~49세 자녀를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주택연금이 부모님 노후에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답한 이들이 71.9%에 달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상속세에 대한 부담도 커지는 상황에서 고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절대적 빈곤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주택연금은 집을 소유하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절대적 빈곤층 문제에 대한 집중적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고 있는데,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운영된다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지원 대상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재정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후기 노인들을 대상으로 두텁게 지원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노년의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인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시대 변화와 능력에 맞게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일할 수 있는 기준이 나이가 아닌 사회를 만들어, 평생을 건강하게 배우고 일할 수 있는 ‘연령 통합’ 사회가 미래의 중요한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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