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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정家 막내딸의 ‘新현장경영’…오너 2세가 유튜브 나서는 까닭? [언박싱]
박이라 대표, 최근 유튜브 채널 개설
패션업계 세대교체, 달라진 요즘 2세
직접 상품 소개하고 현장 방문기까지
영상 속 등장하는 여성은 세정그룹의 박이라 대표다. [유튜브 이라위크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청치마 하나로 일주일 돌려입는 패션을 보여드립니다. 회의 많은 월요일에는 자켓으로 멋을 내죠.”

영상 속 주인공은 패션 인풀러언서나 쇼 호스트가 아닌 패션회사 세정의 박이라(46) 대표다. 고객 소통을 위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넘어 직접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오너 2세가 사업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작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표는 인디안, 웰메이드, 올리비아로렌 등으로 유명한 중견기업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의 막내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달 유튜브 채널 ‘이라위크’ 운영을 시작했다. 상황별 코디, 하객룩, 여자친구 선물 리스트와 같은 쇼츠 영상을 만들고 직접 모델로 출연해 웰메이드, 올리비아로렌 등 세정그룹의 의류나 주얼리를 직접 소개한다. 또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웰메이드의 모델인 배우 남궁민의 촬영 현장을 찾거나 개인적으로 미술관을 방문하는 일상 사진도 공유했다.

박이라 세정 대표가 본인의 유튜브채널 '이라위크'에서 디디에두보 제품을 직접 착용한 후 소개하는 장면. [유튜브 이라위크 캡처]

박 대표는 부산중앙시장에서 내의 가게로 시작해 매출 3000억대의 패션기업을 만든 아버지를 어린 시절부터 따라다니며 옷과 패션 사업에 관심을 키우게 됐다. 그룹 브랜드인 올리비아 로렌에서 직접 상품 디렉터를 맡으며 현장 경험도 쌓았다.

박 대표의 행보는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던 기존 오너와 다른 행보로 평가된다. 특히 패션업계에 70~80년대생 오너가 등장하고, 대중 노출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면서 박 대표가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1978년생),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1976년생),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1981년생) 등 최근 패션업계의 전면에 등장한 주요 오너 2·3세들은 박 대표와 비슷한 연배다.

오뚜기 오너 3세인 함연지(오른쪽) 씨와 함영준 오뚜기 회장(왼쪽) [유튜브 채널 햄연지]
웍을 들고 요리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영상 캡처]

박 대표처럼 오너가가 직접 유튜브에서 사업을 알리는 사례는 드물다. 오뚜기 오너 3세인 뮤지컬 배우 함연지가 ‘햄연지 YONJIHAM’라는 채널을 올해 초까지 4년 가까이 운영했으나 사업홍보가 아닌 개인의 일상이 주요 콘텐츠였다. 인스타그램 활동에 적극적이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역시 유튜브 채널은 운영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들이 예전에는 은둔 경영을 하며 신비주의 전략으로 갔다면 이제 대중들 곁에서 직접 회사와 브랜드 띄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너 일가가 직접 등장하는 콘텐츠의 경쟁력은 진정성과 신뢰다. 기업이 만들고 파는 기업의 제품을 직접 입거나 신고 홍보하는 행위 자체가 모델이나 인풀러언서가 흉내 내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세정그룹의 박이라 대표가 직접 하객룩을 추천하는 영상. [유튜브 이라위크 캡처]

박 대표의 발언에서 차별점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첫 유튜브 영상에서 “패션에 열정적인 아버지가 (일할 때) 외로워 보였고, 아버지를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면서 “사람들이 매일 입는 옷을 만드는 것에 대한 특별한 설렘과 자부심이 있고, 가격 대비 가치 있는 옷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표가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세정에 변화를 주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세정은 지방 가두점(독립매장) 상권을 중심으로 성장해 비교적 타깃 연령대가 높다는 한계가 있었다.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50년 정도 된 회사라 브랜드를 잘 모르던 20·30대들에겐 이런 시도가 새로움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무엇을 만들고 파는 회사일까’라는 질문으로 기업 이미지를 다시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적극적이고 소통에 거리낌 없는 박 대표의 성격도 영향이 크다. 박 대표는 경영자이면서 개인 투자자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2015년 블로그 마켓에서 시작한 ‘마뗑킴’을 1000억원대 브랜드로 만든 김다인 대표와 회사 다니를 만들고 공동대표로 일하고 있다. 김 대표와 만든 다이닛은 출시 1개월 만에 매출 10억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계속 품절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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