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특파원. AP=연합뉴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특파원이 76세 나이로 별세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앤더슨 전 특파원은 이날 뉴욕주 그린우드 레이크에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딸은 그가 최근 심장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딸은 "아버지는 영웅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좋아하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이 아버지를 영웅으로 불렀다"며 "일주일 전, 아버지를 만나 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는데 아버지가 '나는 너무 많이 살았고, 너무 많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947년생인 고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해병대에 입대해 베트남 전쟁에서 싸웠고, 귀국 후 대학에서 저널리즘과 정치과학을 공부한 뒤 AP통신에 입사했다.

고인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 현장을 직접 취재해 그 실상을 보도한 것으로 한국에서 잘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앤더슨이 1980년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광주를 취재해 작성한 기사 원고를 2020년 일반에 공개했다. 당시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에 의해 폭동세력으로 왜곡된 민주화운동의 실상이 낱낱이 기록됐다.

고인은 기사에서 “광주 시민들은 기자들과 담화에서 시위는 처음에 평화롭게 시작됐지만, 공수부대들이 18~19일 시위자들을 무자비하게 소총과 총검으로 진압하면서 격렬한 저항으로 변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2020년 발간된 ‘AP, 역사의 목격자들’에서 계엄군이 폭도 3명이 죽었다고 말했지만, 사실을 기록하기 위해 광주 시내를 헤집고 다니며 눈에 띄는 시체는 모조리 셌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에 들어간 첫날 한 장소에서만 179구를 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