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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투자확약서 없이 본입찰 강행하나
원매자 측 일정 연기요청에 묵묵부답
‘LOC 미비’ 법적 구속력 논란일 듯
“예비입찰만 두 번 하는 촌극” vs “묘수 없기는 매한가지”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내주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법적 구속력을 갖춘 제안서를 낼 수 있는 후보가 사실상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속도감 있게 거래를 종결하겠다는 매각 측 계획이 공수표가 될 가능성도 상존해 매각 시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등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본입찰을 앞두고 실사 및 인수전략 점검에 나섰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본입찰이 일반적인 딜(거래)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인수후보는 투자확약서(LOC)를 포함해 법적 구속력을 갖춘 바인딩 오퍼(Binding offer)를 본입찰에서 제출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선행해야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후보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IB업계 관계자는 “적격인수후보의 출자자(LP)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이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안건을 의결시켜야 LOC 발급이 이뤄진다”며 “현재로서는 안건 부의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배경에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측에서 투자 목적물을 선명하게 드러내지 못했다는 점이 자리한다. “매각대상 자산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채 입찰 절차를 강행해 왔다”는 비판은 이번 딜 초반부터 복수의 원매자가 꾸준히 제기했던 바 있다.

때문에 적격인수후보들이 에쿼티(지분)뿐만 아니라 론(대출) 인수금융 확약을 위한 절차를 밟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전해진다. 이와 같은 애로사항을 전하며 본입찰 일정 연기 또한 매각 측에 요청했으나, 이렇다 할 답변을 회신 받지는 못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투자업계에서는 결국 본입찰 대신 예비입찰을 한 번 더 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라는 관전평을 내놓기도 한다. 인수후보자가 본입찰에서 제대로 된 LOC를 제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실상 앞서 예비입찰에서 제시된 인수의향서(LOI) 수준을 못 벗어나게 될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과속페달을 밟아 예비입찰만 두 번 하는 것과 매한가지 상황”이라며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거래종결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나아가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자격 시비가 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진다”고 짚었다.

다만 매각 측에서도 뾰족한 묘수가 없기는 매한가지라는 시선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은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받으면서 진행되기 시작했다. 당초 대한항공은 늦어도 오는 10월 전까지는 매수 최종후보 선정 등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매각 준비를 마칠 계획을 수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각 측에서도 적격인수후보가 제대로 된 LOC를 제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본입찰 이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적격인수후보에 포함된 저비용항공사(LCC)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할 파트너와 머리를 맞대고 거래구조를 짜는데 여념이 없다. 에어인천은 소시어스·한국투자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에어프레미아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와 논의해왔다.

이외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또한 다양한 시장 관계자와 대화 테이블에 앉아 최적 방안을 도출하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인수후보들은 항공운항면허(AOC)가 있는 LCC가 최전방에 서고, 전략적투자자(SI) 및 재무적투자자(FI)와 연대해 진용을 구축하는 형태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전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aret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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