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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시민들 “오랜 고립에 살인 물가…이스라엘 보복 전쟁은 재앙”
인플레이션, 리알화 폭락
이란 경제 악화 심해질 듯
1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혁명수비대(IRGC) 이스라엘 공격 기념 행사에서 이란인들이 미사일 모형을 들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을 예고하면서 이란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은 외교적 고립으로 인플레이션이 40%대를 넘어서는 등 이미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란 시민들은 이스라엘에 반감을 드러내면서도 고립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시민들은 식품, 부동산과 같은 주요 가격 상승과 이란 화폐인 리알화의 급락 등 기존 경제난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고 있다. 교사인 헤삼(45)은 로이터에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호 보복은 일반인들에게 나쁜 소식일 뿐”이라며 “경제적 압박이 가중되고, 우리의 안전이 위협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주부 파르바네(37)도 “우리 이란 사람들은 수 년 간 충분히 견뎌왔다. 전쟁은 재앙을 가져올 뿐이다”며 “음식을 비축하기는커녕 살 돈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란은 2018년 외교적 고립이 시작된 후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당시 미국은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를 탈퇴하고 그동안 유예했던 제재를 이행하자 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이란 시위가 발생한 2022년 이후에는 사회가 혼란에 빠지면서 인플레이션은 최고조에 달해 지난해 12월에만 44%(전년 대비) 치솟았다.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해를 ‘인플레이션 통제의 해’로 명명하기도 했다.

1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건물에 팔레스타인 국기가 걸려 있다. [로이터]

이스라엘과의 상황이 악화할수록 이란 경제는 더욱 침체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외환 모니터링 사이트 본바스트 자료에 따르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선 14일 기준 리알/달러 환율은 70만5000리알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이란 사업가는 로이터에 “이스라엘 보복 후 이란 사람들이 외화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이란 시민은 온라인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5일 이란 혁명수비대 정보부(IRGC)는 긴급 성명을 내고 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의 친이스라엘 게시물에 대한 경고했다는 이란 국영 IRNA 통신의 보도가 나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이란 시민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타브리즈시 공무원 호세인 사바히(30)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너무 자랑스럽다. 이란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 직후 이란국영 TV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찬성하는 소규모 시위를 보도했다. 시위에서 사람들은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을 외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이스라엘 공격 기념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미사일 모형이 거리에 놓여있다. [로이터]

이스라엘은 이란에 재보복을 하기로 결정했으나,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시 내각이 이란에 “분명하고 강력하게 반격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스라엘이 “이 정도 규모의 공격을 무반응으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영국 측에 “이란은 긴장 고조를 원하진 않지만, 이스라엘이 보복하면 즉각적이고 더욱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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