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700·코스닥 900때 최대
증권가는 추가 상승 전망 줄이어
코스피가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기대감 등에 힘입어 2700선에 안착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세에 베팅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2700, 코스닥이 900을 돌파한 당일 고점 인식이 드리우며 코스피·코스닥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규모 매수세를 나타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올 들어 최대 규모인 1403억562만원어치 사들였다. 이 ETF는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200개 종목인 ‘코스피200’의 선물지수 하루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한다. 즉 해당 지수가 떨어지면 2배로 이익을 얻지만 오르면 2배로 손실을 입는 구조로, 지난달 인버스 ETF 가운데 가장 많이 거래된 상품이다.
이날(21일)은 코스피가 지난 2022년 4월 이후 23개월 만에 종가 기준 2700을 돌파한 날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2700보다 하락할 것이란 판단 하에 대규모 매수한 것이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규모는 3월 전체 순매수 규모(3227억9303만원)의 절반에 가까운(43.5%) 액수에 해당한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이날 해당 ETF를 올 들어 최대치인 1377억851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코스피 추가 상승을 전망하면서, 투자 손실을 피하기 위해 최대 규모로 판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하루 새 해당 ETF를 34억 6891만원어치 순매도하면서 지수 상승을 둘러싼 개인 대 기관·외국인 투자자 간 전망이 엇갈렸다. 같은날 또 다른 인버스 상품인 ‘KODEX 인버스 ETF’를 둘러싼 투자자간 매수세도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하며, 지수가 상승하면 1배 수익을 얻고 하락하면 1배 손실을 입는 구조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최대규모(353억9724만원)로 순매수했다. 기관은 올 들어 최대치(336억27779만원)를 순매도했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약 19억원 가량 팔았다.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고점 판단은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날(21일)은 코스닥이 종가 기준 약 6개월 만에 900을 돌파한 날로, 개인은 코스닥150지수를 역추종하는 ‘KODEX 코스닥 150선물 인버스 ETF’를 약 119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각각 약 107억원, 약11억원 순매도하면서 상승 전망이 엇갈렸다.
증권가는 지난주 코스피가 2750선을 돌파하면서, 코스피 연간 목표치 상향 조정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목표치를 3100포인트로,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최대 예상치를 기존 2750에서 3000으로 조정했다.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달 2900선을 전망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부진했던 국내 증시의 이익 모멘텀도 바닥을 찍고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차 형성되고 있는 만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기간 동안 이익의 주가 결정력은 더욱 강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 견인의 한 축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분율을 33.2%까지 올랐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인들이 돌아오면서 반등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 지분율이 바닥에서 꾸준히 상승했던 경험들을 보면, 상승 기간은 대체로 1~2년 정도를 나타났고 상승 강도는 6~10%포인트 올라가는 양상이다”며 “ 최근 상승 기간이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상승 강도 측면에서는 추가 상승할여지가 열려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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