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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5 간담회 5개 건설사만 참석
공사비 급증에 선별수주 기조 강화
“수주해도 남는 게 없으니 몸 사려”
용산구 한남동 일대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올해 서울에서 소위 ‘한강벨트 라인’ 정비사업장들이 줄줄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출혈 경쟁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지역에서도 1개 건설사만 단독 참여하거나, 극히 일부 사업장에서만 일대일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정비업계 따르면 최근 한남5구역 조합은 건설사 대상 간담회를 개최했다. 해당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준비 중인데, 이에 앞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보통 사전 설명회 격 행사에는 10대 건설사 중 대다수 회사가 모이기 마련인데, 이날 간담회에는 DL이앤씨,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5개사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사는 불참했다.

업계에선 한남5구역이 한남뉴타운 내에서 유일한 평지이자 한강 조망권이 가장 넓어 사업성이 뛰어난 구역임에도 다수 시공사가 불참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해당 구역에 적극적으로 공들여온 DL이앤씨 외에는 수주 의지가 두드러지는 곳이 많지 않다”며 “아예 불참한 곳은 다른 사업장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단독 응찰 시 1차 입찰은 유찰되고 시공자 선정 일정이 밀리며, 조합원 입장에선 입찰 조건을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고금리, 공사비 급증 등 영향에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는 극심해지고 있어, 각 시공사들의 조건을 따지는 경쟁 입찰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가령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해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사업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됐지만, 포스코이앤씨만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 진행된 강남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조합 시공사 선정 입찰에도 대우건설만 참여했고,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조합의 시공사 입찰도 DL이앤씨 단독 입찰로 유찰되며 최근 재입찰공고를 냈다.

올해 본격적인 수주 경쟁이 예상되는 곳은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며 ‘정비사업 최대어’로 여겨지는 압구정 3구역, 한남 4구역 등 정도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권에서조차 시공사 선정 유찰이 빈번한데, 한강변과 묶여 있으며 부동산 경기를 타지 않으며 한강변과 묶여 있는 최상급지에서만 과거와 같은 수주전이 벌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건설사들이 소극적으로 나서다 보니 1분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도 급감했다. 올해 1분기 도급 순위 상위 10위권 건설사 중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한 곳은 포스코이앤씨(부산촉진2-1 재개발 등 4곳·2조3321억원), 현대건설(여의도 한양 재건축·1조4522억원), SK에코플랜트(미아11구역 재개발·2151억원)뿐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 침체 속 불확실성이 계속돼, 사업이 진행될 때까지 확신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며 “조합들이 제시하는 공사비 수준을 감안했을 때, 굳이 수주해도 남는 게 없다는 인식이 늘어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을 앞둔 단지가 몰린 지역에서는 홍보 현수막도 (인근 단지와 겹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설치한다”며 “선별 수주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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