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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원 회장, 두산 형제경영 이후 ‘최장기 회장’ 발판 마련
㈜두산 주주총회…박정원 사내이사 재선임
2027년까지 3년 더…2016년 취임 후 11년
올해 10년만 ‘매출 20조’ 목표…박정원 체제 처음
AI·수소·로봇 등 미래 먹거리 신성장 동력도 상승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박정원 두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을 확정지으며 2027년까지 두산그룹을 이끌게 됐다. 2016년 회장직 취임 이후 햇수로 11년이다. 이는 지난 1996년 그룹 내 ‘형제경영’이 본격화 된 이후 회장 직을 맡는 최장 기간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혁신과 도전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 두산그룹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두산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제 8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두산의 사내이사 임기는 3년으로, 박 회장은 2027년까지 회장직을 이어가게 됐다.

두산 이사회는 박 회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며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두산의 여러 계열사에서 쌓은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외 네트워크와 미래 트렌드에 대한 전문지식 및 투자 식견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타개할 리더십을 갖춘 적임자”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고(故)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박두병 초대 회장의 장손이다. 두산그룹은 박용곤 명예회장 이후 지난 1996년부터 박용오·용성·용현·용만 형제가 번갈아가며 회장직을 맡으며 ‘형제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박용오 회장이 2005년까지 9년간 회장직을 맡은 이후에는 평균 3~4년 주기로 차례로 회장이 교체돼왔다.

박 회장은 2016년 부친인 박용곤 명예회장의 지주사 지분 50%를 승계 받고 박용만 전 회장이 조카인 박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면서 ‘오너 4세 경영’의 막을 열었다. 이번 사내이사 선임으로 박 회장은 두산에서 가장 오래 회장 직을 이어가게 된 셈이다.

박정원(가운데)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1월 CES 2024 현장에서 두산의 인공지능(AI) 칵테일 로봇을 살펴보는 모습. 박 회장 뒤에는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두산 제공]

박 회장은 그동안 두산의 주력사업을 소비재 사업에서 중후장대형 제조업으로 전환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로봇, 수소 등 그룹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동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그룹전체 매출 20조원 달성을 노리는 등 그룹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두산그룹이 매출 20조원을 달성하면 10년 만인 동시에 박 회장 취임 이래 첫 기록이다.

두산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9조1301억원, 영업이익 1조43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27.8% 증가한 것으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두산밥캣(건설기계), 두산에너빌리티(에너지) 등 핵심 계열사의 성장세에 힘입은 것이다. 여기에 올해는 두산테스나(반도체 테스트서비스), 두산퓨얼셀(수소연료전지), 두산로보틱스(로봇) 등 신산업 부문 성장도 기대된다.

박정원(왼쪽)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콘엑스포 2023’의 두산밥캣 부스에서 마이크 볼웨버 북미 지역장에게 순금으로 만든 두산일두(斗山一斗)를 전달하고 있다. [두산 제공]

재계에서는 향후 두산그룹의 ‘형제경영’이 이어질지, 장자 승계로 전환될 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회장이 3차례 연임을 통해 10년 이상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사실상 독자 경영 체제를 굳혔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박 회장은 지주사 지분 7.60%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생인 박지원 부회장(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이 5.50%,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이 2.22% 지분을 각각 가지고 있다.

이밖에는 박용성 전 회장이 3.48%,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이 3.44%를 각각 보유했다. 박용성 전 회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밥캣코리아 부회장은 3.64%, 차남 박석원 DDI 대표가 2.98%를, 박용현 이사장의 장남 박태원 한컴 부회장이 2.70%, 차남 박형원 두산밥캣코리아 사장이 1.99%, 삼남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사장이 1.99%를 보유한 상태다.

문홍성 두산 사장이 28일 열린 ㈜두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두산 제공]

이날 ㈜두산 주총에서는 박 회장과 김민철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배당금은 보통주와 2우선주가 주당 20000원, 1우선주가 주당 2050원으로 의결됐다.

총회 의장을 맡은 문홍성 ㈜두산 사장은 올해 사업방향에 대해 “전자BG(비즈니스그룹)는 반도체용 고수익 제품 매출을 확대하고 네트워크용 신규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협동로봇 라인업 확대 및 해외판로 개척, 수소 모빌리티 수요처 다변화, 물류 자동화솔루션 수주 등에서도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또,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해상풍력, 가스터빈 등의 분야에서 국내외 수주 기회를 발굴하고, 두산밥캣은 전동화, 무인화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두산퓨얼셀은 새롭게 열린 일반수소와 청정수소 입찰시장에서의 수주에 집중하고, 두산테스나는 인공지능, 자동차 전장시장 등 전방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면서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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