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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인산인해’·택시콜 ‘폭주’… 서울 버스파업 첫날, 혼돈의 출근길[르포]
환승역 왕십리·신도림역 혼잡도 극심
택시도 안잡혀…8번 콜해서 한 대도 못잡아
오전 7시께의 신도림역 모습. 평소 출근길에도 혼잡한 대표적인 환승역인데 더해 이날 버스파업으로 인해 이용객이 체감상 두 배 가까이 증가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이용경 기자]

[헤럴드경제=이민경·김용재·이용경 기자] “안 그래도 지옥철인데 오늘은 진짜 숨쉬기도 힘들 것 같네요”(성동구 거주 회사원 박주형(29)씨)

28일 새벽 시작된 버스 파업의 여파로 버스 대신 지하철로 출근을 택한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지하철역 곳곳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비가 오는 등 날씨 요인까지 겹치면서 서울 곳곳에선 지하철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특히 왕십리역, 신도림역과 같이 지하철 환승역이면서 평소에도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타는 수요가 많은 곳은 혼란이 더해졌다.

박씨를 만난 왕십리역은 오전 6시30분 이른 시간에도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인원으로 승강장과 역사가 붐볐다. 박씨는 “오늘 지하철에 사람이 어쩐지 너무 많았다”며 “왜 이렇게 사람이 많나 싶어 뉴스를 검색해보고서야 버스 파업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오전 7시께가 되어서는 승차 줄을 서고 나서도 지하철 1~2대를 보낸 뒤에야 가까스로 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김성식(50)씨는 이날 한참 동안이나 왕십리역에서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다 뒤늦게 파업 소식을 접했다. 김 씨는 “보통 파업 전에는 시끌시끌하지 않나. 왜 이번엔 이렇게 아무 말도 안 들렸나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하철의 답답한 느낌이 싫어서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타야겠다”면서 “비까지 오니까 더 꿉꿉한데 힘들어 죽겠네”라며 열차에 올랐다.

목적지에 도착한 사람과 다시 환승을 해야할 사람들의 표정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안양시 석수동에 사는 유 모씨(30)는 “경기버스를 타고 신도림역에 내리니 인파가 펑소보다 2배는 많은 것 같다. 신도림역이 원래도 사람이 엉켜서 혼잡한 곳인데 오늘은 정말 정신이 없는 곳”이라며 “ 그나마 경기버스는 운행을 해서 다행이다. 지하철에서 벗어나서 너무 후련하고 걸어서 학원까지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1호선을 타고 신도림역에 도착해 2호선을 갈아타려는 남성식(42)씨는 “오류동에서 왔다. 직장이 잠실인데 서둘러 가야할 것 같다”며 초조해 했다. 그러면서 “정확하게는 파업 상황을 모르겠지만, 다들 살기가 힘들어 그러지 않나 싶다”며 “모쪼록 잘 조율해서 오늘 안에 파업을 끝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버스 운행 중단으로 시작된 교통대란은 그 여파가 지하철로 옮겨붙고, 일정이 급박한 시민들은 버스 대신 택시를 이용하면서 서울 택시 대란까지 빚어졌다. 평소엔 택시 잡기 힘든 시각이 심야시각대였다면, 이날은 아침 출근길부터 ‘택시콜’ 폭주로 택시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안모(28) 씨는 “지하철은 출근길엔 지옥철이고 파업으로 사람들 지하철에 몰리면 몇차례 떠나보내야하는 등 여유 없을 것으로 판단해 카카오 택시를 부르려고 했다. 8번이나 시도하고 콜이 잡힐때까지 15분 넘게 기다려도 한 대도 안잡혀서 결국 지옥철을 타고 출근했다”고 토로했다.

밤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퇴근하는 성모(41)씨도 “버스파업 때문에 택시를 타고 왔다”며 “방금 타고왔던 택시 기사가 ‘오늘은 아침부터 콜이 폭주한다. 손님은 빨리 택시를 잡아서 다행’이라고 그러더라”고 전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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