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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자만 2000억원… “이러다 문 닫을 판” 웨이브의 한숨
웨이브 피의게임 [사진, 웨이브]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지상파 재탕 웨이브 누가 봐?”

한때 넷플릭스 대항마로까지 꼽혔던 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2년 누적 적자만 2000억원 가량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과 쿠팡플레이에 밀려, 토종 1위자리도 뺏겼다. 한국에서 외면 받아 왔던 디즈니플러스(디즈니+)에 까지 밀릴 상황이다. 사실상 꼴찌 수준까지 추락했다.

23일 웨이브는 지난해 79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1178억원 적자) 대비 적자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적자폭이 크다. 2년 누적 적자만 2000억원에 육박한다. 매출도 2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6억원 감소했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웨이브는 드라마, 영화 등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줄이고,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예능에 집중했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용자들은 “볼게 없다”며 웨이브를 떠나는 악순환만 벌어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해 20편이 넘는 오리지널 국내 드라마와 영화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예능 콘텐츠만으로는 이용자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진, 웨이브]

적자가 크게 불어나면서 올해 예정된 오리지널 드라마도 전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OTT가 오리지널 드라마 ‘O건’은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일이다.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 폭등으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면서 드라마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와 지상파3사가 이끌고 있는 웨이브의 추락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지상파 3사가 제작한 콘텐츠를 장소·시간 제약 없이 볼 수 있다는 매력을 무기로 출시 후 꾸준히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시장 2위, 토종 OTT 중에선 선두를 오랜 시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뚜렷한 ‘킬러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면서 이용자들의 이탈이 가속화 됐다. 지상파의 콘텐츠들이 OTT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도 주 요인이다.

지난해 드라마 ‘약한영웅’이나 예능 ‘피의 게임2’ 정도를 제외하곤 흥행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 흥행 콘텐츠는 별로 없는데, 제작비만 크게 늘어나 누적 적자만 2000억원이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웨이브 이태현 대표 [사진, 웨이브]

웨이브는 콘텐츠 투자 효율을 높이고, 가입자 매출 향상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현 대표는 “연내 월 손익분기점 돌파를 통해 지속 성장 가능한 경영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분간 적자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적자폭 감소도 드라마·영화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줄인 영향이 크고, 이는 결국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웨이브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티빙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합병 성사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에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양측은 “합병 관련해서 계속 논의 중이다. 합의점을 이뤄내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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