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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일감정은 옛말…日전통주 ‘사케’ 편의점서 ‘쑥쑥’ [푸드360]
GS25 사케 매출 최근 3개월간 3배로 급증
일본 술 직접 만드는 한국 회사까지 등장
“늘어난 여행 소비에 취향 발견·스토리 부여”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후쿠오카에서 맛본 술이 맛있었거든요. 여행에 대한 추억도 떠오르고, 더 친근하게 느껴져 한국에서도 먹게 됐습니다.”

지난 2019년 노재팬운동(일본 상품 불매운동)으로 자취를 감췄던 일본 술들이 엔저와 일본 여행객 급증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전통주인 사케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편의점 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의 최근 3개월(2023년 11월~2024년 1월)간 일본 사케류 신장률은 252.1%로 전년 대비 3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GS25는 사케의 취급상품(점별로 선택 가능한 품목) 수를 2021년 말 24종에서 지난해 말 120종으로 확대했다.

CU 역시 사케 매출이 급증했다. 불매 운동과 코로나19 여파로 86.2%로 감소했던 2020년 사케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2년 1285.6%로 폭증한 이후 성장세다. 지난해 CU의 사케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706.2%를 기록했다. 위스키를 넘어 하이볼로 주류 문화가 바뀐 가운데 MZ세대를 중심으로 사케, 사와 등 또 다른 일본식 술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청주 수입량은 5년 만에 5000t(톤)대를 회복했다. 수입액은 역대 최대치인 2475만3000달러(한화 약 331억원)를 경신했다. 청주 수입량은 불매운동 다음 해였던 2020년 기준 2378t으로 전년 대비 43%까지 급감했다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는 GS25의 상품 트렌드 전시회의 일본 사케 부스에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GS리테일 제공]

일본 술 열풍이 불면서 한국 제조사가 제품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수제맥주 회사로 알려진 부루구루는 티아라 멤버 출신 효민과 손잡고 희석식 소주에 레몬즙과 탄산수를 섞은 레몬 사와(Sour, 사워의 일본식 발음) 제품 ‘효민사와’를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치솟는 인기에 새로운 맛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는 엔데믹에 이어 엔저, 반일감정 완화, 일본 여행 급증으로 소비자의 현지 체험이 늘면서 일본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내달 3·1절이 시작되는 연휴 기간의 경우 일본행 항공권 예약률은 85~90%를 기록할 정도로 근거리·저비용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700만명 수준으로 한국을 찾은 일본인보다 3배 많았다.

일식당도 늘었다.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동향 발표에 따르면 2018년 1만7657곳이었던 일식전문점은 2022년 말 기준 2만1553곳으로 22.1%로 3896곳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식전문점 증가율(8%)의 2.76배에 달한다. 코로나19 당시 개별 룸이 많아 방역에 유리한 데다 이자카야 등 일본 음식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본 여행 트렌드가 계속될수록 일본 관련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여행지에서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취향을 발견하게 되는데 돌아와 그 경험을 기반으로 소비가 풍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음식을 먹을 때 당시 추억이 되살아나면서 소비에 스토리를 부여하게 된다”면서 “특정 지역 여행이 늘면 그 제품 소비가 늘어나는 자연스러운 원리”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우리동네GS 앱 내 사케 상품들이 모두 품절된 상태. [우리동네GS 앱 갈무리]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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