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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2024년 창업 시장 전망

2023년이 지나고 2024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2023년 자영업 시장과 창업 시장은 이른바 ‘3高(고물가·고임금·고환율) 시대’로 쉽지 않은 한 해였다. 사람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면 경기가 회복되고, 창업 시장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잠시 회복세를 보이던 시장은 예상을 빗나갔다. 지난해 창업 시장은 전년 대비 6.3% 감소했다. 특히 외식업은 더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배달료가 치솟으면서 업주들의 부담이 커졌고, 이는 창업시장 위축으로 이어졌다. 치솟은 배달료는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대거 이탈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주 입장에서 보면 고객 접점이 줄어든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외식 창업 시장의 올해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고물가 추세와 고금리 상황, 여기에 인건비 상승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고통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창업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스토리’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매장에 스토리를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특정 소비층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음식을 먹고 비용을 지불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또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업주는 ‘경험 마케팅’과 ‘스토리 마케팅’ 기법을 더 강화해야 한다.

올해 심화할 것으로 보이는 ‘N극화’ 현상도 주목해야 한다. 보편적인 맛이나 서비스가 아닌 가성비·가심비가 높은 제품, 또는 서비스에 지갑을 열거나 아낌없이 소비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 전문점을 예로 들어보자. 대형화보다 1~2인 매장이 갈수록 더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블렌딩 커피가 아닌 지역별 커피를 사용하거나, 브루잉 커피(Brewing Coffee)를 전문적으로 내리는 곳도 늘고 있다. 규모는 작아도 직접 로스팅을 해 커피를 판매하거나 원두를 판매하는 매장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런 커피 전문점의 가격은 절대 저렴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특별한 경험이나 가심비를 충족한다면 흔쾌히 비용을 지불한다. N극화 되는 소비 시장을 잡기 위한 ‘스토리’가 필요한 이유다.

두 번째는 ‘건강’이다.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건강한 음식을 추구하는 소비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한 음식이란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건강을 아우른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채식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대체육 등 환경을 조금이라도 덜 파괴하면서 기존에 즐기던 음식을 추구하는 방법을 찾는다. 이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고, 같이 생활하는 인구의 증가와도 연관이 깊다. 동물 복지와 환경을 동시에 고민하는 소비층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재료가 환경을 어떻게 보호하면서 만들어지는지, 또는 동물 복지를 얼마나 신경 쓰면서 사육한 것인지가 이들에겐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도 앞서 언급한 ‘스토리’가 녹아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기술의 활용이다. 창업을 준비한다면 ‘푸드테크’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단순하게 푸드테크를 적용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기존 서비스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새로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태블릿을 이용하는 주문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이용 수수료가 높아 고민하는 업주의 사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자신부터 기술의 사용 범위와 내용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먼저 비교하고, 활용 범위와 정도를 고려하고 결정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다양한 창업박람회에서 새로운 기술과 적용 사례를 알아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혼자 창업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걱정이 앞선다면 ‘프랜차이즈’ 시스템도 고려할 만하다. 프랜차이즈의 장점은 개인이 창업하는 것보다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이 눈덩이로 늘어날 수 있는 창업보다 안정적이고, 빅데이터를 통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다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정보 공개서를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 의문 사항이 생긴다면 본사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가맹 계약을 하기 전에 본사를 방문해 충분한 교육도 받아야 한다. R&D(연구·개발) 시설 등 자신의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창업을 준비한다면 앞으로의 경제 상황과 고물가·고임금 환경에 대한 생존 가능성을 먼저 가늠해야 한다. 모든 출발점은 자신이다. 직접 발로 뛰어서 확인하고 비교해야 한다. 그래야 생존 가능성이 커진다. 모든 것이 녹록지 않은 올해, 성공하는 창업자가 많아지길 바란다.

한상호 영산대 외식경영학과 교수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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