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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세대 조각가’ 김윤신, 아흔 앞두고 전속작가 됐다…국제갤러리·리만머핀 계약 체결
작가 김윤신. [국제갤러리·리만머핀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주어진 시간 동안 남은 힘을 다해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한국의 ‘1세대 조각가’로 불리는 작가 김윤신(89)이 국제갤러리와 리만머핀의 전속 작가가 됐다. 이날 작가는 “두 갤러리의 성원과 격려, 그리고 고국에 계신 분들의 따뜻한 환대에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17일 미술계에 따르면 김윤신은 국제갤러리와 리만머핀과 공동으로 전속계약을 맺었다. 작가의 작업은 오는 2월 열리는 프리즈 로스앤젤레스(LA) 리만머핀 부스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후 3월 리만머핀 뉴욕 갤러리의 ‘In Focus(인 포커스)’ 전시에서도 소개된다. 같은 달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릴 계획인 작가의 개인전에서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 2022. [국제갤러리·리만머핀 제공]

일제강점기인 1935년 지금의 북한 원산에서 태어난 김윤신은 49살이 되던 해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다. 남미 여행 중에 만난 광활한 자연 경관과 굵고 단단한 나무에 매료돼 돌연 정착하게 된 것이다. 작가는 자연에 대한 깊은 존경을 작업으로 구현해왔다. 지난 60여년간 작가는 조각의 정통 문법을 구사하는 동시에, 회화와 판화 등 평면 형식으로 조각적 아이디어를 확장시켰다.

김윤신은 197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작업세계를 비롯한 모든 조각 작품을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라는 주제로 담아내고 있다.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가 되며, 그 합이 다시 둘로 나뉘어 각각 또 다른 하나가 된다라는 의미다.

김윤신, 내 영혼의 노래, 2016. [국제갤러리·리만머핀 제공]

작가는 “아흔을 눈 앞에 두고 2022년 한국을 방문한 것은 생애 마지막 고국 방문으로 계획된 것이었다”라며 “그런데 지난해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개인전을 계기로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과 라쉘 리만 리만머핀 공동 창립자를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은 “여성이 전업 조각가로서 활동하는 것이 어려웠던 시기, 새로운 재료에 대한 과감한 실험정신을 기반으로 아르헨티나라는 머나먼 타지에서도 묵묵히 작업세계를 일구어 온 김윤신과 일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며 “재료의 물성을 깊이 탐구하며 조각의 정통 문법을 일관되게 구사해온 김윤신의 작업은 더욱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손엠마 리만머핀 서울 수석 디렉터는 “김윤신의 초기 작업은 미래 세대의 여성 예술가들을 위한 길을 닦는데 긴요한 역할을 했고, 한국 미술의 다양화에 기여했다”라며 “작가는 가부장제를 비롯한 당시 사회 관습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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