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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4억에 아파트·별장까지 줍니다” 그랬더니 의사 겨우 4명 지원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이런 대우받는다면 나는 절이라도 하겠다”

‘연봉 4억2200만원, 필요시 숙소제공’. 일반 직장인이라면 오픈런이라도 할 만큼 파격적인 채용 조건이다. 하지만 연이어 채용을 하지 못했다. 4차례나 채용 공고를 냈고, 가까스로 지원자가 나왔다. 지방의료원에서 의사 구하기가 이 만큼 어렵다.

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충북 단양군은 오는 7월 ‘충북 단양 보건의료원’ 개원을 앞두고 의사를 구하고 있다. 총 165억원을 들여 짓고 있는 의료원은 30병상 규모로 내과, 안과, 정신건강의학과, 치과 등 8개 진료 과목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지역 내 최초 응급실을 운영해 지역 내 응급환자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의료원은 응급실 운영을 위해 총 2명의 응급의학과 의사를 뽑는다. 이 중 1명은 지난 11월 채용이 완료됐고 나머지 1명을 구인 중이다. 그런데 지난 3차례 공고에도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

단양군보건소 관계자는 “지원자가 있었지만 자격 미달이거나 개인 사유로 지원을 포기했다”며 “이번 4차 공고로 충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북 단양군 보건의료원 채용공고 내용[단양군보건소 제공]

단양군은 의료원 개원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1차 모집 때 제시한 3억8400만원보다 10% 정도 인상한 연봉 4억2200만원을 제시했다. 여기에 ‘필요시 숙소 제공,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 가입지원, 각종 복지혜택’ 등이 기타사항으로 명시했다. 단양에 거주지가 없는 경우 아파트를 지원하고 지역 내 별장도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다.

단양군보건소 측에 따르면 지원 마감일인 지난 11일까지 총 4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1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단양군보건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친 공고에도 마땅한 지원자를 찾지 못했다”며 “지방의료원 수준에서 괜찮은 조건을 제시했기에 실력있는 의사분들이 지원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충북 단양은 인구 3만 규모의 지방 소도시다. 하지만 응급시설이 없어 그동안 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인근 지역인 제천이나 원주 등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에 단양군은 보건의료원을 통해 중증 응급환자의 신속한 전문소생술로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후유증을 줄이는 등 응급상황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길 기대하고 있다.

충북 단양군 보건의료원 조감도[단양군청 홈페이지]

지원자가 없거나 적어 연봉을 인상해 재공고하는 의료기관은 비단 단양군만의 얘기는 아니다. 지난 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공의료기관 44개 기관 67개 휴진과목 중 연봉을 인상해 재공고한 기관은 15개 기관 19개 진료과로 파악됐다. 이들 기관은 최초 공고보다 재공고 시 의사 연봉을 올렸음에도 공석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원급 의사 평균 연봉은 2억2248만원, 종합병원급 전문의 연봉은 2억2164만원이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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