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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나의 아저씨" 이선균, 유족·동료 배웅받으며 영면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고(故) 이선균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여러번 돌려보며 좋은 어른이 돼야겠다고 얼마나 다짐했는지 모릅니다."

'나의 아저씨', '기생충',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등 드라마와 영화들로 팬들에게 감동을 줬던 배우 이선균(47)이 29일 유족과 동료, 팬들의 배웅 속에 세상과 작별했다.

이선균의 유족은 이날 정오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선균의 발인식을 엄수했다.

발인식을 마치고 중학생인 큰아들은 환히 웃는 고인의 영정사진을 들고 장례식장을 나섰다. 이선균의 아내 전혜진(47)은 눈물을 쏟으며 둘째 아들의 손을 잡고 뒤를 따랐다.

유해가 운구되는 동안에도 유족들은 황망함과 슬픔이 가득한 얼굴로 고인의 곁을 지켰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이선균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

동료 배우들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영화 '끝까지 간다'에서 이선균과 호흡을 맞추며 절친이 된 조진웅과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호흡을 맞춘 류승룡은 오열했다. 드라마 '골든 타임'에서 함께했던 이성민도 발인식이 끝난 뒤까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영화 '킹메이커'에서 함께한 설경구, 드라마 '파스타'에서 같이 연기한 공효진,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김동욱 등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배우 유해진, 박성웅, 류수영 등도 배우가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故 이선균의 빈소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밖에도 봉준호·박찬욱·정지영·이창동·변영주·이원석·변성현·장항준·이준익·김용화 감독을 비롯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개그맨 신동엽, 가수 겸 배우 아이유, 배우 주지훈, 박소담, 김의성, 김희선, 유동근, 차태현, 공유, 이광수, 송영규, 정려원, 문근영, 송선미, 오나라, 지승현, 이무생, 박하선, 김무열, 래퍼 길,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 등이 조문했다. 배우 이정재, 정우성, 하정우, 전도연, 류준열, 조정석, 마동석, 유재명, 문성근, 유연석, 김성철, 윤계상, 배성우, 정유미, 대만배우 쉬광한(허광한), 아나운서 장성규 등도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빈소 입구 벽에는 팬들이 남긴 메모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메모에는 "굿바이 나의 아저씨", "당신이 노력과 진심을 쏟아 만들어주신 작품들이 수없는 사람을 구해줬어요", "영원히 사랑합니다", "이젠 편히 쉬세요" 등이 적혀 있었다.

온라인상에서도 추모가 이어졌다. 그룹 '빅뱅' 지드래곤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국화꽃 사진을 올렸다. 가수 윤종신은 "일 보다는 아이들, 동네 얘기를 나눴던 따듯한 아빠, 이웃이었던 선균이"라며 "고생했어. 이제 아파하지 말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썼다. 보아는 "영원한 대장님, 나의 아저씨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고인의 유해는 수원시연화장에서 화장을 거쳐 경기 광주 삼성엘리시움에 봉안될 예정이다.

1999년 데뷔한 이선균은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다. 2007년 드라마 '하얀 거탑'에서 의사 윤리를 고민하는 최도영 역할을 맡아 대중들의 인상에 각인됐고, 같은 해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는 따뜻한 남사친(남자사람 친구) 역할로 설렘을 안겨줬다. 이후 드라마 '파스타'(2010), '골든 타임'(2012), 영화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끝까지 간다'(2014) 등을 흥행시키며 흡인력 있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특히 2018년 아이유와 함께 주연한 '나의 아저씨'는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가 됐다고 할 정도의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이어 이듬해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을 차지하면서 월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올해 5월에는 '잠',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2편이 칸영화제에 동시 초청되며 연기 인생의 절정을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10월 마약 투약 혐의가 알려지며 충격을 안겼다. 이선균은 '수면제인 줄 알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는 모두 마약 음성 판정이 나왔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캡처]

이선균은 이달 23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해 19시간 고강도 조사를 받고 다음날 오전 돌아갔다.

이선균은 그로부터 사흘 뒤인 27일 서울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에게는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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