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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흉강경 수술통증, 획기적 치료법 공개
온도감응성 젤·국소마취제 혼합 사용
사용 편의성 높아...美학술지 게재
전재현(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성용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김관민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국내 의료진이 흉강경(VATS)을 이용해 폐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통증치료법을 공개했다. 온도감음성 고분자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해 주사형태로 도포하는 식이다.

온도감응성 고분자 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물질이다. 온도에 따라 물성이 변화하는 특징을 가져서 상온에서는 쉽게 주사할 수 있는 형태이고, 체온에서는 점도가 높은 겔 형태로 바뀐다. 수술 절개 부위에 이를 도포하면 약물이 72시간 동안 서서히 방출되는 원리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전재현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성용원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등의 연구팀(책임저자 김관민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이 온도감응성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한 새로운 통증 치료제의 통증 조절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흉강경 수술은 가슴에 약 1~2㎝ 정도의 작은 구멍을 몇 군데 뚫고, 기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가슴을 절개하고 갈비뼈(늑골)를 벌리는 개흉술 대비 절개 범위가 작다. 이에 통증과 합병증이 적고, 회복속도가 빨라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해당 수술에서는 통증 관리가 핵심이다. 흉강경을 이용해 폐를 절제한다고 해도, 늑골 근처에 위치한 촘촘한 신경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호흡이나 기침을 어렵게 하는 지속적인 통증은 발생하는 이유다. 이는 다양한 심폐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흉강경을 이용한 폐절제술을 시행하는 총 90명의 환자를 무작위 배정(실험군 45명·대조군 45명)해 연구를 진행했다. 온도감응성 고분자(Poloxamer 407) 기반의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한 후 흉강경 수술 환자에게 주사 형태로 도포했을 때 ▷국소마취제 사용량 ▷자가통증치료제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사용량 ▷구제약물(데메롤·마약성 진통제) 의존 정도 등을 카테터 삽입 투여 대조군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 국소마취제 사용량은 대조군 대비 약 8분의 1로 적었지만, 통증조절 효과에는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 수술 후 72시간 동안 펜타닐의 사용량과 구제약물 의존 정도가 비슷했고, 오히려 48시간 내 구제약물 사용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전 교수는 “적용 부위나 방법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치료법은 사용 편의성이 매우 높아 간편하게 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관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흉부외과학회지(Annals of Thoracic Surgery)’ 최신호에 실렸다.

고재우 기자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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