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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아파트 사자 그랬지!” 빌라, 오피스텔, 지산, 상가는 최악입니다 [부동산360]
빌라 역전세 우려 여전하고
수익형 부동산도 고전
서울 양천구 신월7동 빌라촌 일대의 모습 [김은희 기자]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부동산 자산 시장에서 아파트와 비아파트간의 간격이 크게 벌어지고 있다.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비아파트 자산의 선호도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은 서울과 일부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폭 회복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비아파트 경기는 여전히 최악 국면을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등은 역전세 우려가 여전하고, 좀처럼 내리지 않는 금리에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생활숙박시설 또한 오피스텔 용도변경이 좀처럼 쉽지 않아 소유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모양새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빌라 등 전세값이 회복되지 못해 역전세가 심화되고,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내줄 수 없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비아파트 시장이 신뢰를 잃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 수요자들은 다세대, 다가구·연립 등 비아파트를 임차할 경우 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올해 비아파트 전세거래총액 비중은 역대 최소 수준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달 14일까지 전국 주택 전세거래총액은 아파트 181조5000억원, 비아파트 44조2000억원으로 조사됐다. 비중을 살펴보면 아파트는 80.4%, 비아파트는 19.6%다. 비아파트 비중이 20% 미만으로 떨어진 사례는 2011년 주택 임대실거래가가 발표된 이후 처음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세입자들이 깡통전세에 대한 두려움으로 월세를 찾으려고 하면서 연립, 다세대주택 전세 회복은 늦어질 것”이라며 “집주인들은 기존 세입자 보증금을 내주기 위해 전세 세입자를 원할텐데 수요·공급 불일치는 역전세난을 지속시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비아파트 주택 매매 거래량도 올해 내내 만 건 안팎에 멈춰있다. 한국부동산원에 통계를 보면 다세대, 연립, 다가구 등 매매거래량은 2021년 12월 2만건을 웃돌기도 했지만 서서히 하락해 올해는 9월 기준 1만건을 겨우 넘기는 추세다.

주택 실거래가지수 역시 비아파트 하락폭이 아파트 하락폭보다 큰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아파트의 경우 전국 10월 잠정 실거래가지수를 -0.25%로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는 -1.24%로 추정했다. 수도권으로 좁혀봐도 지난달 아파트 잠정 실거래가지수는 -0.35%로 비아파트는 -1.14%로 추정 집계했다.

임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부동산도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시장 분위기가 침체로 돌아섰다.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수익률이 4%를 넘고는 있지만 금리가 6%대로 치솟으면서 실제 투자 상품으로서 장점이 상당부분 희석됐다는 평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3%대 수익에 6%대 금리면 누가 수익형 부동산 찾겠냐”면서 “금리가 안정화되지 않으면 수익형 부동산이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주택수 제외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 포함하고, 주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전입신고를 한 경우 주택으로 간주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또한 고금리에 타격을 입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지산)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동산 규제로부터 자유로워 분양 가격의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해 기투자자들이 이자 부담에 짓눌리고 있다. 한 지산 투자자는 “한창 부동산 시장이 좋을 때 임대 수익을 노리고 지산 투자를 했는데 임대도 나가지 않는데다 이자가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많아졌다”면서 “자영업 오프라인 매장을 별도 운영 중인데 지산에 해당하는 업종으로 전환해 월세라도 아껴야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생활숙박업소 소유주들도 고민이 많다. 2021년 10월 국토부가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할 경우 일부 건축기준을 완화하도록 하는 특례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같은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남양주시 한 생숙은 단지 오피스텔 용도변경에 대해 ‘불허’ 결정이 내려져 소유주들이 시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생숙이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변경을 하지 않고 숙박업 신고도 하지 않은 채 거주 목적으로 이용되면 내년 말부터 공시가 대비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상가 투자수익률은 지난 3분기 기준 1%로 조사됐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상가 투자수익률은 당해 분기간 투하된 자본에 대한 전체수익률로, 임대료 등 빌딩운영에 따른 소득수익률과 부동산가격 증감에 의한 자본수익률을 합산한 결과다. 이 수익률은 지난해 3분기 1.99%에서 1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전체적으로 시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아파트에 대한 ‘핀셋’ 정책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아파트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것인데, 이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주택시장의 주된 수요층인 3040이 선호하는 주택형태와 트렌드를 분석하고 장기적인 제도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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