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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 위 둥둥, 이게 뭐야?” 끔찍한 이 바다 쓰레기…이거 없애려고 또 플라스틱 쓰레기 쏟아낸다 [지구, 뭐래?]
바다 위에 부서진 스티로폼 부표의 쓰레기가 떠 있다. [MBC 보도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못 보던 게 생겼네?”

바다 위에 새롭게 등장 한 건 다름 아닌 부표. 물고기를 잡기 위한 어구나 닻과 같은 물속에 있는 도구의 위치 등을 나타내는 데 주로 쓰인다. 전국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부표만 약 5500만 개에 이른다.

수면 위로 떠 있어야 하는 부표의 특성 상 그동안 스티로폼(발포폴리스티렌) 소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파도 등에 쉽게 부서지는 탓에 스티로폼 부표는 바다 쓰레기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바다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부표의 세대 교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장 대안으로 떠오른 소재는 플라스틱이지만, 바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완벽한 대안이라고 보긴 어렵다.

스티로폼(발포폴리스티렌·EPS) 부표 신규 설치가 전면 금지되면서 대안으로 나온 ‘인증 부표’가 설치돼 있는 모습. 주로 폴리프로필렌(PP)이나 폴리에틸렌(PE) 소재다. [해양수산부 제공]

지난 13일부터 개정된 어장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양식장을 포함한 모든 어장에서 스티로폼(발포폴리스티렌·EPS) 부표 신규 설치가 전면 금지됐다. 지난해 11월 13일부터 김, 굴 등 양식장에서는 이미 스티로폼 부표 신규 설치가 제한돼 있었다. 앞으로 새 스티로폼 부표를 설치할 경우 이전에 구입해뒀던 부표라고 해도 예외 없이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강력한 처벌과 함께 스티로폼 부표가 퇴출된 건 그만큼 바다에 스티로폼 쓰레기가 많아서다. 국내 해안에서 관측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55% 가량이 스티로폼 부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로폼은 자연분해가 잘되지 않고, 분해 과정에서 대량의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한다. 국내 어업용 부표 약 5500만개 중 스티로폼 부표가 전체의 72%(3941만개)에 달한다.

수거된 스티로폼(발포폴리스티렌·EPS) 부표. [해양수산부 제공]

스티로폼을 대체할 새 부표의 소재는 플라스틱으로, 주로 폴리프로필렌(PP)이나 폴리에틸렌(PE)이다. 이들은 플라스틱 중에서도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소재다. 폴리프로필렌은 탕이나 죽 등 뜨거운 음식의 포장 용기로, 폴리에틸렌은 주방용품이나 화장품, 비닐봉지, 페트병 등의 원료로 쓰인다.

문제는 새 플라스틱 부표조차 미세플라스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에서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을 모니터링한 결과 폴리스티렌(스티로폼 등)이 41.4%로 가장 많았고, 뒤 이어 폴리에틸렌(28.1%), 폴리프로필렌(29.4%)으로 나타났다. 부표 소재를 바다 쓰레기 중 가장 흔한 스티로폼에서 두 번째, 세 번째로 흔한 플라스틱으로 바꾼 셈이다.

플라스틱 부표도 바다 쓰레기 줄이는 데 적절치 않다는 비판은 스티로폼 부표를 없애기 위한 작업 초반부터 제기돼 왔다. 해양수산부에서 스티로폼 부표를 대체할 플라스틱 부표들의 명칭을 당초 ‘친환경 부표’에서 ‘인증 부표’로 바꾼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강원 양양군 인구 해변에서 약 1㎞ 떨어진 바다에서 수거한 해양 침적 쓰레기. 주소현 기자

현실적으로 바다의 파도 등에 잘 부서지거나 부식되지 않는 부표를 만드는 데 기술적 한계에 부딪치면서, 부표 수거와 재자원화 등에 방점을 둔 연구도 나오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생분해 플라스틱(PLA) 부표가 개발됐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일정한 조건에서 미생물 등에 의해 분해돼 없어지는 특징이 있다. 다만 바다에서 자연 분해되는 건 아니다. 5~10년 정도 사용을 마친 부표를 육상으로 옮겨 폐기할 때 스티로폼이나 다른 플라스틱 보다 처리하기 쉽다.

기술 지원한 전남테크노파크 관계자는 “부표를 오래 사용하면 따개비 등 수산물이 붙어 있어 수거해도 재활용률이 높지 않고, 재활용해도 품질이 그리 좋지 않았다”며 “생분해성 플라스틱 부표는 따개비가 붙어있는 그대로 분해되므로 재활용하기 더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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