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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옷공장’ 마비…방글라데시 시위에 글로벌 패션업계 긴장
월 최저임금 9만원…정부 14만원 vs 노조 27만원
H&M·파타고니아 등, 최저임금 인상 지지 목소리
9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가지푸르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노조 측은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면서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주장한다.[AF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세계의 옷 공장’으로 불리는 방글라데시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 시위가 2주간 지속되며 폭력 시위로 격화되고 있다. 이미 많은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위기에 처한 글로벌 의류업계도 정부에 임금 인상을 촉구했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H&M, 리바이스, 갭, 푸마, 아베크롬비 앤 피치 등 18개 유명 글로벌 브랜드는 이달 초 방글라데시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근로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최저 임금을 맞춰줄 것을 요청했다.

글로벌 의류업체들은 방글라데시에서 직원을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 대신 원자재, 시설, 인건비 등 모든 초기 비용을 책임지는 현지 공장 소유주와 계약을 맺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임금을 설정할 권한은 없지만 정부에 압력을 행사할 만한 입장은 된다. 방글라데시의 의류 산업은 연간 수출액 550억달러(약 72조원)에서 약 85%의 비중을 차지한다. 방글라데시에 세워진 글로벌 브랜드 공장은 약 4000개에 달하고 고용된 노동자만 약 400만명이다.

글로벌 유명 의류 브랜드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은 약 95달러(약 12만4500원)다. 정부 최저임금인 72달러(9만5000원)보다 높다.

H&M은 CNN에 “방글라데시에서 책임있는 기업운영을 통해 근로자들의 생활임금 지급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을 안다”고 밝혔다.

파타고니아는 월 208달러(27만2792원)의 최저임금을 지지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근로자들이 요구하는 수준과 일치한다.

리바이스도 성명을 통해 “방글라데시 정부가 정기적인 최저 임금 설정을 위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투명한 프로세스를 구축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방글라데시 국가 임금위원회가 12월 1일부터 의류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72달러에서 56% 가까이 올려 월 113달러(14만8800원)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근로자와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지난 5년 동안 인플레이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노조는 대신 월 최저임금을 현재의 약 세 배인 208달러(27만원)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는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근로자 3명이 사망했고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나르자 아크테르 노조 회장은 “113달러 최저 임금 제안은 우리를 조롱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으며, 앞으로도 노동 불안이 지속될 위험이 있어 국가에도, 사용자에도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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