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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11월 美 APEC정상회의의 시사점

올 11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주최한다.

APEC 정상회의는 한·미·일·중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 경제체 정상이 모여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혁신과 디지털화, 무역·투자 증진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1989년 각료회의로 창설된 APEC은 1993년에 정상급 회의체로 격상됐다.

1994년 2차 정상회의는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liberalization) 달성의 목표 연도를 제시한 ‘보고르 목표(Bogor Goals)’를 채택했다.

‘보고르 목표’ 시한이 종료된 2020년 개최된 27차 정상회의는 “2040년까지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회복력 있고 평화로운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조성”을 천명하는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채택했고, 3대 경제 동인으로 무역과 투자, 혁신과 디지털화,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을 제시했다.

‘보고르 목표’가 역내 무역·투자의 자유화 자체가 목표였다면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예측 가능한 무역과 투자 환경의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미-중 패권경쟁의 격화와 글로벌 경제의 파편화가 고착되는 상황에서 기존 합의된 WTO 규범 내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다자통상 체제를 수립하고, 국제무역 흐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다.

한편 APEC 정상회의 주최국은 개최비용 대부분을 지급하는 대신에 주제 선정을 주도한다.

올해 APEC 정상회의 주최국인 미국은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포용적인 미래 창조’를 주제로 삼았고, ‘연결(interconnected), 혁신(innovative), 포용(inclusive)’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회복력과 포용성을 핵심 요소로 삼아 혁신적인 수단인 디지털을 통해 상호연결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푸트라자야 비전 2040’과 결을 같이한다.

따라서 미국은 역내 무역·투자정책이 포용적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이 돼야 함을 2023년 APEC 정상회의를 통해 강조할 것으로 관찰된다. 무역과 투자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수입국와 수출국 모두의 편익 개선에 도움이 돼야 하며, 환경 문제 해결에도 기여해야 함을 의미한다. 자원재활용과 공급망 안정을 위한 순환경제 촉진, 기후변화 대응, 불평등 해소에 무역투자정책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미국의 무역·투자정책의 방향 제시가 APEC 정상회의 계기에 개최될 수도 있는 미·중 정상회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둬야 한다.

지속 가능성과 포용성을 강조한 미국의 APEC 정상회의 주제와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고려할 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투자정책도 지속 가능성과 포용성을 더욱 강조할 전망이다.

한국은 APEC의 창설을 주도한 국가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사회가 우리의 무역·투자정책에 기대하는 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2025년 한국이 주최할 APEC 정상회의 의제에도 무역·투자정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포용적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한다는 점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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