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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수해서 수능 '의대 몰빵' 해야죠" 尹정부, '1000명 증원' 카드 만지작 이유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내주 2025년 대학입시 의대 정원 확대 폭을 직접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확대 폭이 애초 거론된 500명 안팎이 아닌, 1000명일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렇게까지 파격적인 확충안을 내놓으려는 것은 고령화 등으로 갈수록 의사 수요가 늘고 있지만, 현재 의과대학 입학 정원은 주요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현실 때문이다. 응급실, 외과, 소아과 등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심각해진 데다, 지방의료 인프라도 붕괴 가능성에 직면하면서 의대 정원 파격 확대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강원도 속초의료원 응급실은 올해 1월부터 주 4일 단축 운영하는 등 파행을 겪어야 했다. 전문의 5명 가운데 3명이 잇따라 퇴사해서다. 이후 급히 인력을 채용하려 했으나 응시자가 없어 어려움은 계속됐다. 그러다 전문의 연봉을 4억원대로 올리고, 응급의학과 전공의 4년 수료자까지로 응시 자격을 확대하는 등의 조처를 통해 부족한 의사 수를 메울 수 있었다.

속초의료원 건물 전경 [연합]

5월에는 경기 용인시에서 후진하던 차량에 치인 70대 노인이 구급차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고 접수 10분 만에 구급대원들이 A씨를 구조해 인근 대형병원 12곳에 A씨를 받아줄 수 있는지 문의했으나, 중환자 병상 부족 혹은 응급 의료진 부족 등을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선진국들은 지금도 우리나라보다 의대 입학 정원이 훨씬 많지만, 이를 더 파격적으로 늘려나가는 모습이다. 15일 보건복지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과 인구가 가장 비슷한 영국은 의대 42곳에서 모두 8639명을 뽑았다. 2006년 이후 358명으로 묶인 국내 의대 정원의 무려 3배가량이다. 우리보다 인구가 다소 많은 독일은 같은 해 39개 공립 의과대학의 총정원이 9458명에 달한다.

독일 카를 라우터바흐 보건장관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의대생을 연간 5000명씩 늘릴 것"이라며 "우리는 즉시 행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베이비붐 세대가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독일의 현재 인구 1000명당 의사수는 4.5명이다. 오스트리아(5.5명), 노르웨이(5.2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한국(2.6명)의 2배 가까이 되는데도 의사를 훨씬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영국도 고령화 등에 대비해 2037년까지 의사 6만명을 확충한다는 목표 아래 2031년까지 의대 정원을 1만5000명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 등으로 2050년 기준 약 2만2000명 이상의 의사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등 고령층의 의료 수요가 집중되는 필수의료 부문에 추가로 필요한 의사가 많았다. 외과는 6962명, 신경과 1269명, 신경외과 1725명, 흉부외과 177명의 의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정부가 2025년 대학입시부터 의대 모집 정원이 파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면서 입시 판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기로 한 것과 의대 증원이 맞물리면서 'N수생'이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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