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대응해 ‘하이 볼티지 미드-니켈’ 준비
배터리 가격 절감·안전성 향후 성패 좌우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이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에서 ‘전동화 시대의 배터리 연구 및 발전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가 주력으로 탑재하는 46xx급 원통형 배터리 양산과 납품에 속도를 낸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하이 볼티지 미드-니켈(high voltage Mid-Ni) NC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에서 ‘전동화 시대의 배터리 연구 및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이 같은 로드맵을 설명했다.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이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에서 ‘전동화 시대의 배터리 연구 및 발전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46xx급 배터리는 지름 46㎜의 원통형 배터리를 말한다. 테슬라는 차세대 배터리로 이 규격을 채택했다.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등 유수의 배터리회사가 테슬라에 납품하기 위해 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최 센터장은 “우리가 가장 먼저 양산해 공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다양한 배터리업체가 제품의 생산을 선언하고 각종 전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품질 및 노하우 측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경쟁력에서 우위라는 것이 최 센터장의 생각이다. 그는 “결국 누가 가장 싼 비용으로 가장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전기차시장에서 주행거리와 급속충전기술은 상향 평준화되고, 비용·안전성이 경쟁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최 센터장은 “최근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400~500㎞ 수준까지 개선됐고, 급속충전시간도 20~30분 내외로 빨라졌다”며 “앞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저가 전기차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이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에서 ‘전동화 시대의 배터리 연구 및 발전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현재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업체는 비교적 가격이 싸고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한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며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중국 업체들은 팩에서 배터리가 들어가는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LFP 배터리도 400㎞ 가까이 달릴 수 있게 만들었다”며 “다만 LFP 배터리의 부피는 리튬이온 대비 30~40% 크고, 무게 또한 40%가량 무거워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 센터장은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면서 에너지밀도가 높고 안전성을 강화한 ‘하이 볼티지 미드-니켈 NCM 배터리’ 개발 현황도 전했다. 주행거리를 500㎞ 이상으로 만들면서 LFP 대비 37% 경량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열 안전성은 하이니켈 NCM 대비 30% 이상 높다. 니켈-코발트 함량을 줄이고 전압을 높여 8~10% 저렴하게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LFP보다는 비싸지만 적당한 가격에 밀도를 강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하는 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현재 4~5개 회사와 계약을 맺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탄탄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센터장은 “10여년 전만 해도 전기차 시대가 올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제 전기차시장 성장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했다.
이어 “향후 논점은 발전속도와 핵심 전개지역이 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2009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중대형 자동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시장에 일찍 뛰어들어 경쟁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혼다, 현대차,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대규모 합작 공장을 건설, 배터리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GM과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는 1공장은 이미 가동을 시작했고,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에 짓고 있는 배터리공장은 내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최 센터장은 “지난달에도 인도네시아 공장에 다녀왔다”며 “공장은 다 지어졌고 설비 세팅도 끝나 시운전을 막 시작했다”고 전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