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 모습[EPA]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중궈다마(中國大媽·중국판 복부인)’로 통하는 중국 부동산 투자자들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상업용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과 서방국가간 정치·경제적 갈등이 커지고 고금리와 재택근무 증가로 미국·호주의 상업용 부동산 매력이 떨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말레이시아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 ‘Juwai IQI’의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는 인도네시아라고 보도했다. 이 외에도 말레이시아(3위)와 태국(5위)이 5위 안에 들었다.

보고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시아 경제는 개발 가능한 토지, 관광 시설, 산업 및 물류 시설에서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3개국 경제가 올해 3.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과 호주는 올해 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다 미국과 호주는 중국과 각을 세우면서 정치적 리스크가 높고, 높아진 금리로 인해 중국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중국인들이 많이 투자하는 나라 5위권에 들었던 미국은 순위 밖으로 밀려났고, 호주는 2위에서 4위로 내려 앉았다.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동남아시아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기는 이유는 중국과 이들 국가 간의 상업적 관계가 성장하고 있는 반면, 미국과는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호주도 마찬가지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의 기원을 둘러싼 갈등과 무역 금지 조치로 인해 벌어진 사이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호주가 통화 긴축을 철회하더라도 동남아시아 상업용 부동산 선호는 계속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카시프 안사리 Juwai IQI CEO는 “중국인들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감소시키는 것은 금리뿐만이 아니다”면서 “2018년부터 이어져 온 구조적인 감소세도 있다”고 말했다.

에이다 최 CBRE 아시아 태평양 지역 책임 연구원도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이제 미국 등 해외시장의 상업용 부동산보다 국내 물건에 훨씬 더 집중하고 있으며 해외는 홍콩과 싱가포르 정도의 시장만 고려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