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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불시착’ 스위스 마을 방문료 징수 개시, 어떻게 생각하세요?
과연 오버투어리즘 수준의 불편인가
많은 관광객 방문, 주민 모두 반대하나
방문료 징수 이전, 다른 대안 모색했나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2020년) 촬영지인 스위스 이젤발트에 글로벌 ‘한류’ 여행객들이 대거 몰리자, 마을에서 개찰구를 설치해 통과 요금을 징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9일 전해졌다.

이젤발트 드라마 속 현빈의 피아노 연주 장면.

AFP통신은 '사랑의 불시착'의 촬영 장소였던 인구 400명의 작은 호수 마을 이젤트발트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주민들이 통행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방영 당시 20%를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 공개 시기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초기 봉쇄가 맞물려 집콕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최근 2~3년간 북한군 장교로 나온 현빈이 스위스 어린이와 대화를 하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이를 손예진이 우연히 지켜보는 지점은 핫플레이스가 되어, 관광객들이 촬영순서를 기다리느라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특히 남한 재벌 역을 맡았던 손예진과 현빈이 실제 결혼에 골인하면서 사랑이 이뤄지는 장소로 각광을 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현지 관광 사무소 직원인 티티아 바일란트는 “관광객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온 관광객 수를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주민 1명당 1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 입장에서는 몰려드는 관광객이 달갑지만은 않다. 마을로 들어오는 관광버스가 늘면서 교통체증이 생기고 마을 진입로가 막히기도 한다. 바일란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젤트발트의 거의 모두가 관광객이 늘어나 기뻐하고 있지만 감당하기 힘들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조용하던 마을에 방문객이 넘치면서 마을의 경제가 나아지는데, 통행료까지 징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낄 만한 것인지, 아니면 마을을 세계적으로 알린 측면이 있으므로 굳이 통행료까지 내게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것은 아닌지 하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만약 과도한 관광객의 방문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주민의 일상이 침해받는다면 이는 오버 투어리즘의 병폐로 이어진다.

필리핀 보라카이가 오버 투어리즘으로 자연생태에 영향을 받자 수개월 재정비를 위해 문을 닫은 적이 있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롭게 단장한뒤 문을 열었다. 당연히 보라카이 섬 자체의 입장료는 없다. 왜냐하면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해 돈을 쓰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사이판의 마나가하섬은 입도세를 받는다. 자연환경 훼손을 복원시키는 비용이다.

제주도 역시 오버투어리즘을 걱정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비교적 안정적인 방문객 수를 유지하며 이같은 논란은 없다. 논란이 있던 때에도 입도세 부과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이젤발트 마을에선 인원수를 제어하기 위해 지난달 주차장 예약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렇다고 예약인원이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았다.

오버투어리즘인지 여부는 과연 실제적인 피해가 많았는지, 방문세 신설만으로 방문자수의 감소를 도모할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현재 주민 일부는 힘겼다고 하고, 일부 상인들은 좋다고 한다. 자연훼손에 대해서는 뚜렷한 피해 발생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마을방문세가 7200원에 불과하므로 방문자 수를 통제하는데에는 역부족이다. 누구든 손쉽게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우 심각’ 수준은 아니라고 보는 사람들은 마을의 이기주의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주민 대부분이 썰렁했던 그때가 좋았다고 여긴다면 방문료를 더 높이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다.

현실적인 피해를 기준으로 입장료 보다는 다른 대안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종합적으로 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먹고 살 만 한 스위스가 돈만 밝힐 가능성은 적지만, 효과가 명확치 않은 입장료 징수 이전에 하루 방문자수 제한 등 행정조치를 먼저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들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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