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 4월 ‘주가폭락사태’ 직전 해당 CFD 잔고 1兆 육박했었다

[헤럴드경제=권제인·유혜림 기자]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해당 종목들을 담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잔고 규모가 1조원을 육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태 발생 바로 전인 지난 4월 20일 전체 증권사에서 해당 종목(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선광·세방·다우데이터)을 담은 CFD 잔고가 9120억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 현황으로 ‘무더기 하한가’ 8종목 중 6개 종목(다올투자증권·하림지주 제외)을 대상으로 집계됐다. 그간 CFD 잔고는 증권사별 총 현황만 알려졌는데, 이번 사태에 휘말린 종목만 담은 CFD 매수 잔고를 파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증권의 해당 종목 CFD 계좌 잔액은 2172억원이다. 키움증권(1979억원), 하나증권(1663억원), 한국투자증권(1120억원) 등도 1000억원을 넘겼다. 이 밖에도 DB금융투자(546억원), KB증권(484억원), 신한투자증권(483억원), 교보증권(274억원), SK증권(203억원), 유진투자증권(174억원) 순으로 많았다.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은 CFD 업무를 진행했지만, 해당 종목에 대한 매수잔액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매수잔액이 ‘사태 발생’ 직전을 시점으로 한 만큼, 매수 잔고가 큰 증권사들은 미수채권이 상당 부분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CFD 미수채권을 가장 많이 발생한 증권사의 액수는 685억 원으로 추정된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해당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청산을 못 해 미수채권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증권사별로 추심 활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상당 부분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용우 의원은 “이번 CFD 사태는 개인 전문투자자 제도의 문제점을 잘 드러낸 사건”이라며 “증귄사들이 개인 대상으로 CFD를 운용할 때 단순히 투자 금액만 볼 것이 아니라 투자 전문성이나 손실위험 감내 정도에 대한 질적인 평가와 함께 대상 종목의 유동성 분석을 통한 리스크 관리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 대표가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주가가 폭락한 8개 종목의 CFD 미수채권 규모가 2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로부터 미수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최종적으로 부담을 지게 돼 2분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단 전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증권사별 8개 종목 관련 CFD 미수채권 규모(추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기준 12개 증권사의 미수채권 금액은 2521억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8개 종목에 대해 미수채권이 발생한 증권사는 12곳으로 이 중 6곳은 그 규모가 1000억원을 넘었다. 미수채권 규모가 가장 큰 곳은 685억6000만원에 달했고, 미수채권이 발생하지 않은 증권사도 한 곳 있었다. CFD 관련 업무를 진행했던 증권사는 교보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13곳이다.

이번 자료에서 구체적인 증권사 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수채권이 발생하지 않은 증권사는 유안타증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CFD 계좌 잔액이 적어 8개 종목에 대한 미수채권 또한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수채권 발생 금액이 5억원 미만이라고 밝혔으나 기준 시점이 바뀌면서 8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미수채권이 발생한 증권사 중 가장 적은 수치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달 4일 기준으론 8억6000만원에 달했으나 15일 열린 콘퍼런스콜까지 3억여원이 회수돼 5억원대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미수채권이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증권사 2분기 실적에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CFD 미수채권은 담보가 없어 전액 대손 충당금으로 인식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는 개인 고객에게 미수금 분할 납부를 안내하는 등 회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CFD를 제공하지 않은 증권사라 하더라도 주가가 급락한 종목에 신용융자를 제공했을 경우 담보가치 급락으로 손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주가가 급락한 종목에 대한 CFD 익스포져(위험노출금액)가 많은 일부 증권사는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해당 종목에 대한 직접적인 CFD 익스포져가 없거나 많지 않더라도 해당 종목에 대한 신용융자에서도 미수 금액이 발생하며 직·간접적인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다소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eyre@heraldcorp.com
fores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