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31일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 [연합]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차량들이 모두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2차 발사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민간 상업위성 플래닛랩스의 위성 사진을 통해 지난달 31일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을 발사했을 당시만 해도 북한의 동창리 발사장 내 차량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이틀 만에 모두 사라진 모습이 관측됐다고 3일 전했다.

발사 당시 발사장에는 우주발사체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약 24m길이의 차량을 포함해 18~20대 의 차량이 포착됐지만 2일 공개된 사진에서는 기존 발사장에서 차량이 전부 사라졌다.

지난 1차 발사가 새 발사장에서 이뤄져 차량이 기존 발사장에서 다수 발견된 것은 2차 발사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지만 차량이 전부 사라져 2차 발사 준비 동향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민간 위성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은 RFA에 “정확히 다음 발사에 어떤 발사대가 사용될지 알 순 없다”면서 “두번째 위성 발사체가 이미 조립돼 있다면 금방 발사될 수 있지만 지난 1차 실패로 천리마 로켓에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문제 복구를 위해 몇 주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CNS)의 데이브 쉬멀러 선임연구원도 “기존 발사장에는 차량들이 거의 비어 있는 것 같다”며 “2단계 엔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발사 준비를 고려했을 수도 있지만, 정확한 내용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지난달 31일 기존 발사장 위성사진. [연합]

한편 북한은 지난달 31일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을 발사해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이날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하던 중 1계단(단계) 분리 후 2계단 발동기(로켓 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며 발사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