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공습으로 전환…민간인 겨냥 분석
젤렌스키 “드론이 러 통치자 못 지켜”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에서 경찰들이 격추된 러시아 로켓 잔해를 제거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해 연이틀 대규모 공습을 이어갔다. 키이우 건립 기념일을 전후해 감행된 이번 공습은 야간에 주로 이뤄졌던 기존과 달리 대낮에도 이뤄져 러시아의 전술 변화를 암시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키이우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는 주간에도 키이우 도심을 겨냥해 미사일을 퍼부었다. 키이우 군사행정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키이우에 대한 16번째 공격이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부터 러시아군의 드론(무인기)과 순항미사일이 키이우 상공을 날아와 도심지를 타격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공습 사실을 전하며 “수도에 또다시 어려운 밤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새벽부터 시내와 도시 전역에서 공습경보가 울렸으며, 여러 차례 커다란 폭음이 들려왔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40발의 공중 발사 순항 미사일과 38대의 샤헤드 드론 공격이 있었으나 대부분 격추됐고 4발의 미사일과 8대의 드론 만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뚫었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이스칸데르 전물 미사일 11발이 발사됐으나 모두 요격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유한 키이우 공습 당시 모습 [텔레그램]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습이 시작되자 키이우의 한 대피소로 달려가는 아이들의 영상을 올리며 “공습 경보가 울리는 평범한 평일의 모습”이라며 “러시아의 테러로부터 사람들과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키이우 건립 기념일인 전날 새벽에도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대거 동원해 공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는 발사된 59대 중 58대를 격추했으나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키이우 군사 행정 책임자 세르히 폽코는 “대부분 시민이 일하고 있는 오전 시간대에 공습을 벌인 것은 러시아가 민간인을 공격 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는 영토 탈환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임박했다는 관측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군사 기반 시설과 보급선을 겨냥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에 공습 경보가 울리자 한 지하철 역로 대피한 시민들 [로이터] |
공습을 받은 것은 키이우 만이 아니다.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흐멜니츠키의 공군기지에 미사일이 떨어졌다. 이 포격으로 군용기 5대가 손상됐고 화재가 난 연료창고에서는 진화 작업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시 당국은 전했다.
남부 오데사 항구 시설에도 포격 피해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신속하게 진화됐다고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밝혔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례 연설에서 "이번 공격에 사용된 샤헤드 드론과 같은 무기는 러시아의 통치자들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장은 이번 공격에 대해 조만간 보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 했다. 그는 “우리의 대응은 늦어지지 않을 것이며 모두가 그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이날 러시아 국경 지역인 벨고로드 셰베키노 마을에 포격을 가했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텔레그램에서 몇시간의 포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