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당에서 시작한 분들, 언젠가 돌아가 총선 대비해야”
권영세·추경호·원희룡·박진·이영 등 정치인 출신 장관
‘스타 장관’ 연말 출격?…“적임자 찾기 더 까다로워”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의도 정가에 어김없이 개각설이 피어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된다. 적지 않은 정부 인사들이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개각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자신이 개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글쎄요”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놔 눈길을 끌었다.
권 장관은 “우리 정부의 장관이든, 장관급·차관급이든 이런 분들 중에서 다 정부직이기는 하지만 원래 당에서 시작했던 분들이 있지 않나”라며 “이런 분들은 언젠가 당에서 다시 돌아가서 내년 총선에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관님도 포함이 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저도 정치인이다. 기본적으로”라고 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참모들에게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 “장관이 2년은 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G7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 일정을 마무리한 직후 중폭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한 것인데, 권 장관의 발언은 총선 일정에 맞춘 개각이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또 권 장관은 “제가 당에 언제 돌아갈지 모르겠습니다만, 돌아가게 된다면 김기현 대표 체제가 잘 순항할 수 있도록(하겠다)”이라며 “저도 현재는 장관이지만 당으로 돌아가면 중진 의원이니까, 그런 부분에서 도울 생각이다. 언제 일일지는 저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한 국회 관계자는 “사실상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내년 총선 출마를 원하는 다른 인사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 하반기 개각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서울 용산구에 지역구를 둔 4선 의원 출신으로, 개각이 단행될 경우 1순위 복당 인사로 꼽혀 왔다.
권 장관 외에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정치인 출신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이상섭 기자 |
정치권에서는 앞서 중폭 개각 대상으로 문화체육관광부·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중기부 등이 언급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15일 발언이 알려지면서 반드시 필요한 부처에 한해 손을 보는 ‘핀셋 개각’ 가능성에 무게가 기울었다.
대통령실이 개각에 신중한 이유와 관련해서는 ▷장관 업무 지장 우려 ▷후임자 물색 난항 ▷인사청문회 일정 셈법 등이 거론된다.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대통령실의 물밑 인사검증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후문도 나온다.
한 여당 관계자는 “적임자가 없는데 무리하게 개각을 하면 폭탄을 떠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총선 정국이 다가오고 있어 야당의 무대가 되기 마련인 인사청문회 시기를 적절하게 조율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등 이른바 ‘스타 장관’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한 장관은 최근까지도 “최선을 다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지만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다. 원 장관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전세사기,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건폭(건설현장 폭력행위) 현장 등을 종횡무진하며 존재감을 각인하고 있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주요 부처 장관들이 연말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당의 한 재선 의원은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주요 국정과제를 담당하고 있어 업무 능력과 정무 감각을 두루 갖춘 대체자를 찾기가 다른 부처보다 더 까다롭다”며 “정부 상징성이 있고, 전국구 인지도를 갖추고 있으니 연말에 나오더라도 충분히 (총선을) 준비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