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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라·루나’ 사태 핵심 피의자 권도형 위조여권에 ‘덜미’
해외도피 중 몬테네그로서 체포
경찰청, 2명의 피의자 지문 확인
美매체 “뉴욕검찰, 8개혐의 기소”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수개월 간 해외 도피를 이어오던 권 대표는 측근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와 함께 위조여권으로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다가 인터폴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24일 “몬테네그로 인터폴에서 송부받은 지문 자료 정보를 경찰청 보유 자료와 대조해 현지에서 검거된 2명이 루나 사건 피의자 권모씨와 한모씨 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밤 권 대표와 한 전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몬테네그로 당국에 검거됐다고 전했는데, 두 사람의 신원이 최종 확인된 것이다. 경찰청은 “서울남부지검과 몬테네그로 인터폴에 위 사실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 대표와 한 전 대표는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사용했다가 적색수배 사실이 확인돼 몬테네그로 당국에 붙잡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두 사람이 본인 이름과 생년월일이 그대로 담긴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사용하다가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코스타리카 외에도 벨기에 위조여권과 신분증도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이들을 체포하면서 노트북 3대와 휴대전화 5대도 압수했다. 아울러 국경 검문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한 결과, 이들이 몬테네그로에 입국한 기록은 없었다고 전했다. 몬테네그로 최대 일간지 ‘포베다’는 권 대표 등이 문서 위조 혐의로 체포돼 포드고리차 지방검찰청으로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권 대표와 한 전 대표의 국내 송환이 얼마나 빠른 시일 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해외도피 중 인터폴에 붙잡힌 피의자들의 경우 현지 법원에 체포 적부심 등을 신청해 시간을 끄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이번 검거는 경찰과 검찰의 적극적인 협력과 인터폴 국제공조 채널을 십분 활용한 성과”라며 “향후 송환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미국 블룸버그는 뉴욕 검찰이 권도형을 증권 사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와 시세조작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권도형과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한 바 있다.

권 대표는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한 인물로, 가상화폐 테라·루나가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지속해서 발행하는 등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수단은 지난해 9월 테라·루나를 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권 대표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추적해왔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4월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거처를 옮긴 상태였고,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지난해 9월 싱가포르를 떠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도피했다. 권 대표가 최근까지 세르비아에 체류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고위 관계자가 지난달 말 세르비아를 방문해 현지 당국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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