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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주식까지 끌어모아 찬성 투표했는데” 혼돈의 KT 때문에 ‘패닉’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 시스템을 통해 KT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개인주주가 인증한 화면. [네이버 카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미 찬성 투표해버렸는데…”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돌연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표 결집에 나섰던 KT 개인주주들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이미 전자투표를 통해 투표를 마친 주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에 개설된 KT주주모임 카페는 23일 윤 후보의 사의 표명 소식이 전해지자 들썩였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여권의 사퇴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면서 주주들은 “이런 경우가 어디 있냐”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윤 후보 선임에 찬성 의사를 밝혀왔던 개인주주들은 일찍이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 시스템을 통한 의결권 행사를 독려해왔다. 전자투표는 이달 13일부터 시작됐다. 카페에는 이날까지 윤 후보 선임에 찬성표를 던진 화면을 캡처해 올리는 식으로 ‘릴레이 인증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 시스템을 통해 KT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개인주주들이 올린 인증글. [네이버 카페]

한 주주는 “온 가족이 가진 KT 주식 9000주를 윤 후보 선임 찬성에 행사했다"며 모바일 전자투표 화면을 공개했다. 또 다른 주주는 “682주를 보유한 아들이 서면투표에 참여했다”며 대신 인증하기도 했다.

전자투표 및 서면투표로 이미 의결권 행사를 마친 주주들은 오는 31일 주주총회 당일 현장에도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주총장 참석을 독려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카페 관리자는 21일 오후 4시 기준 주주운동에 개인주주 1600명, 주식수로는 371만5000주가 모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윤 후보의 사의 표명 소식이 전해지자 주주들은 “투표 다 끝나니까 사퇴하네요. 개미들 노력이 물거품 돼 버렸습니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밉니다”라는 의견부터 “결국엔 외압에 무너지고 마네요. 안타까워요”, “끝까지 버티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기 KT 대표이사 후보로 선임됐던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KT 제공]

윤 후보의 사퇴 의사가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지면 오는 31일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안은 의결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미 전자투표와 서면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들의 찬반 의사표시는 무효로 처리될 전망이다. 대표이사 선임안 의결 없이 나머지 안건만으로 주총이 진행되는 셈이다.

앞서 KT로선 우여곡절 끝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하며 정기 주주총회를 준비해왔지만 다시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됐다. KT의 지분 10.3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그동안 KT 차기 대표이사 경선 과정의 공정성을 연일 문제 삼아 주총에서도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이 누락되는 곳은 KT뿐만이 아니다. KT의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도 차기 대표로 지명됐던 윤정식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대표이사 선임 안을 생략한 채 오는 31일 주총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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