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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침대에서 담배 펴?” 1분 만에 벌어지는 일
[방재시험연구원 실험 영상 캡쳐]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침대는 뭐다? 침대는 불쏘시개다.”

한번 상상을 해보자. 절대 그래선 안 되겠지만, 혹시 안방에서 불이 난다면? 가장 눈에 띄는 게 바로 침대다. 그리고 이건 결코 상상이 아니다.

지난 18일 경기 남양주에선 화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침대에서 담뱃불이 발견됐다. 지난 16일 제주도 한 단독주택에선 향초 불씨가 침대 등으로 번져 안방이 모두 탔다. 실제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화재사고 피해를 가장 많이 입는 곳이 바로 침실이다.

난연 매트리스는 오히려 화재 피해를 막을 수도 있다. 실제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방 안 전기장판에서 불이 났다. 하지만, 난연 매트리스 때문에 불이 번지지 않아 피해를 막았다. A씨는 “실제 화재를 겪어보니 난연 소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다시 같은 제품을 구매해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침대업계에 난연 소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 문제라서 더 중요하다. 업체도 더 신경써야 할 문제이지만, 소비자도 각별한 관심을 요한다.

[방재시험연구원 실험 영상 캡쳐]

실제 한국화재보험협회 부설 방재시험연구원이 매트리스 화재 실험을 한 결과다. 난연 매트리스, 일반 라텍스 매트리스, 일반 스프링 매트리스, 일반 메모리폼 매트리스 등 4개를 대상으로 불을 붙였다. 1분여 뒤, 난연 매트리스는 오히려 불길이 사그러든 반면, 다른 매트리스는 본격적으로 불이 커졌다.

4분이 지나자 라텍스·스프링 매트리스는 큰 화염과 함께 불이 확산, 강제로 진화해야 했다. 메모리폼 매트리스도 7분께 불이 퍼져 강제로 불을 꺼야 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영상은 조회수가 2500만뷰를 돌파할 만큼 파장이 컸다. 시청자들은 댓글 등을 통해 “매트리스를 고를 때 저런 걸 고려해야 할 줄 몰랐다”, “사고 예방이 중요하다”, “화재 사고는 1분1초가 중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방재시험연구원 실험 영상 캡쳐]

매트리스의 화재 안전성 관련 규정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편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 ‘KS G 4300’란 인증을 적용하고 있는데, 불붙은 담배를 매트리스 위에 올려놨을 때 10cm 이상 타지 않으면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

미국은 일단 발화 규모부터 다르다. 담뱃불이 아니라 가스 버너로 매트리스 위와 옆면에 모두 불을 붙인다. 한국은 실제 판매하는 매트리스의 1/10 크기로 평가하지만, 미국은 실제 판매 제품과 동일한 사이즈로 평가한다.

미국은 이 기준(16 CFR 1633)을 통과해야만 시중에 판매할 수 있다. 영국, 캐나다 등도 가정용 매트리스에 엄격한 난연·방염 기준을 의무화하고 있다.

흡연 장면으로 프랑스에서 금지됐던 영화 코코샤넬 포스터. 주인공이 침대 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국내 침대업체도 최근 난연 소재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점차 16 CFR 1633 기준에 부합한 제품을 늘리고 있다. 특히, 시몬스의 경우 아예 포켓스프링·폼 매트리스 전 제품에 이를 적용한 상태다. 시몬스 관계자는 “매트리스에 사용되는 봉합실, 봉합 면 테이프 미끄럼 방지 부직포까지 모두 난연 기능을 갖췄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ESG가 강화되고 안전 경각심도 커지면서 난연 소재 매트리스 관심도 커지는 추세”라며 “고객들이 더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업계에서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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