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호흡을 맞춰 내년 총선을 지휘할 또한명의 사령탑이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직전 원내대표 경선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친윤계 의원들의 전폭족인 지지를 받았던 것처럼, 4월 경선을 앞두고도 곧 후보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제2의 이용호’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거론되는 원내대표 후보군은 4선의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시), 3선의 박대출(경남 진주시갑)·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의원 등이다. 이들은 최근 동료 의원들과 일대일 만남을 이어가며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박대출, 윤재옥 의원은 대표적 ‘친윤’이다. 박 의원은 대선 당시 선거대책본부 유세본부장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과 친밀도가 높다고 평가된다. 후보군 중 유일한 TK인 윤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을 맡았다. 김학용 의원은 김 대표와 18대 국회부터 인연이 깊다. 김 대표가 원내수석부대표일 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았고, 김 대표가 정책위의장일 때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함께 하는 등 호흡을 맞췄다. 김 의원이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당내에서는 뚜렷한 ‘대세 후보’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김 대표가 차기 정책위의장으로 박 의원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곧 원내대표 후보들 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위의장은 당대표에게 임명 권한이 주어지지만, 당헌·당규 상 원내대표와 협의해 선정토록 돼있어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도 불린다.

당 관계자는 “박 의원이 현재 차기 정책위의장 1순위 후보”라며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김 대표가 최대한 설득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임기가 남은 상태에서 차기 정책위의장을 물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김 대표 스타일 상 지금 공개적으로 접촉을 시도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다만 박 의원 측은 아직까지 원내대표 출마 의사가 더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김 대표에게 일종의 ‘균형추’다. 수도권 출신인 김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경우, 김 대표는 당 지도부의 지역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상대적으로 옅은 김 의원의 계파색 또한 ‘친윤 일색’이라는 신임 지도부 평가를 보완할 수 있다.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경선 시기에도 주목한다. 당 관계자는 “원내대표 통상 임기는 4월 말이었는데, 지난해 대선 직후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 대표가 ‘당정 원팀’을 목표로 조기 사퇴해 4월 초로 임기가 앞당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빨리 원내대표 선거를 치러야 정책위의장도 임명할 수 있고, 그래야 ‘완전체’ 지도부가 탄생하기 때문에 김 대표도 4월 초 원내대표 선거를 원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친윤계 초선 의원도 “주 원내대표가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잔여임기만 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4월 초에 퇴진하는 것이 맞다”며 “지도부 구성이 빠르게 마무리돼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월 초 원내대표 경선이 이뤄질 경우, 완전체 지도부는 4월 중순쯤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실제 당대표 후보 시절부터 ‘당정일체’와 ‘조속한 당 안정화’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윤 대통령과 신임 지도부 만찬 자리에서 ‘월 2회 당정 정기회동’을 공식화했고,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 하기 위한 ‘정책위 강화’도 예고했다.

김 대표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3대 개혁을 포함해, 민생 현안 해결에 있어 유능한 정당이 될 것”이라며 “당대표가 주재하는 당정협의회를 강화할 것이고, 사이사이에 대통령실과 소통하면서 의견을 반영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노동조합의 회계 투명성 제고 및 부당 행위 근절 방안 논의를 위한 당정협의회를 직접 주재했다. 통상 당정협의회는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주재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지난 원내대표 선거 당시 연출된 ‘비윤 돌풍’은 여전히 변수다. 당초 주 원내대표는 친윤계를 비판하며 출마한 ‘초선’ 이용호 의원을 19표 차로 간신히 이기며, 압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