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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유일 TSMC 협력사 “K-반도체 연구도 우리 손 거쳐가죠”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 인터뷰
지난 3일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가 수원 영통구 에이직랜드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하는 모습. 김지헌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국내 연구소나 대학의 연구용 테스트 칩을 만드는 데 저희가 중간 역할을 합니다. 국내 칩 설계 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죠.”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는 3일 경기도 수원 영통구 에이직랜드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회사가 국가 연구 산업의 시스템반도체 설계 역량을 증대시키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6년 설립된 에이직랜드는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1위인 TSMC의 디자인하우스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디자인 하우스란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가 하는 반도체 칩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기업이 하는 ‘칩 제조’의 중간 단계에서, 팹리스의 설계물을 파운드리의 공정이 가능하도록 물리적으로 전환(백엔드 설계)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그런데 에이직랜드는 이 중간 단계를 필요로 하는 KAIST 등 국내 대학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연구단체의 반도체 테스트 칩을 TSMC를 통해서 제조 가능하도록 중개하며 산업 역량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국내의 주요 파운드리 기업의 경우 7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 등 칩 기술 수준이 높은 제조 공정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공정 수준이 낮은 연구용 칩을 제조해줄 공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연구활동을 위해선 수익을 위한 양산용 칩 제작이 아니라, 연구를 위한 칩 제작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런 기반이 국내에 부족하다보니 많은 연구 단체가 에이직랜드를 통해 TSMC에 칩 제조를 의뢰하고 있다. TSMC가 다양한 공정 노드를 보유해 연구용 칩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이직랜드가 100개의 서비스를 하게 되면, 그 중 70% 가량은 연구 용역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경기도 수원 영통구의 에이직랜드 본사 모습. [에이직랜드 제공]

그는 “2021년 칩 관련 벡엔드 설계 100여개 중 60여개, 2022년 70여개 중 40여개 연구과제였다”며 “수익성이 약한 사업이지만 국내 연구 기관의 필요에 따라 이같은 수주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직랜드는 늦어도 올해 9~10월 상장을 목표로 현재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의 유일한 국내 협력사라는 점이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순수 파운드리(팹리스의 칩의 제조 공정만 수행하는 사업)인 TSMC와 함께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백엔드 설계를 도맡을 뿐 아니라, ‘설계 플랫폼’ 비즈니스 역시 최근 강화하고 있다.

설계 플랫폼 사업을 통해 국내 중소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반도체를 더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칩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뜨거운 이슈로 부각중인 인공지능(AI)반도체를 제작하려는 스타트업이 있을 경우, 이 기업은 AI 칩만 만들면 되고, 에이직랜드가 이 AI칩과 연결되는 중앙처리장치(CPU), 주변 장치 연결(PCIe), 메모리반도체 등의 구축을 도맡는 식이다.

TSMC와 협력을 하다보니 팹리스 고객사들에게 더 다양한 공정을 제공할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TSMC를 연결해주다보니 국내 파운드리 회사들에는 없는 180·65·40나노미터 등 관련 센서, 아날로그, 통신, 차량용 반도체를 팹리스 기업들이 제작할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에이직랜드는 국내 팹리스 고객군을 확대하면서 선단공정을 하는 사피온 등의 AI반도체 칩 설계에도 관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 X220’의 시스템온칩(SoC) 디자인, 벡엔드 디자인 개발에 참여했다.

이 대표는 에이직랜드의 상장 이후 실적 상승에 대해 자신했다. 그는 파운드리 시장이 TSMC와 삼성의 독과점 구도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8나노 공정 칩 경쟁을 하던 과거에는 10여개 기업이 있었지만 칩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며 지금은 2개 기업의 독과점 상태이고 TSMC의 수익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국내 팹리스를 넘어 미국 등의 글로벌 팹리스를 고객사로 관계 맺어 사업을 더욱 확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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