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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떠나는 ‘李’ vs 오는 ‘李’…中양회에 쏠린 눈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인대와 정협)’가 이번 주말 시작된다. 시진핑 집권 3기 지도부가 공식 출범한다는 점에서 이번 양회에 쏠리는 관심이 크다. 특히 폐막식 후 열리는 내외신 기자회견에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총리에 오르는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총리는 권력서열 2위로, 대내적으로는 경제를 책임지고 대외적으로는 국가 정상 역할도 수행한다. 역대 총리의 면모를 봐도 존재감이 상당했다. 오히려 총리의 ‘스타성’이 더 크기도 했다.

장쩌민 주석 시절의 주룽지 총리는 화끈한 언변 때문에 중국특파원 사이에 “주 총리 연설 듣는 맛에 양회 취재를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경제통으로 손꼽히는 주 총리 시절 중국의 성장률은 평균 8%대로 뛰어올랐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개혁·개방에 가속도가 붙으며 중국은 세계 주요 경제국으로 올라섰다. 반부패개혁에도 거침이 없었다. “100개의 관을 준비해라. 그 중 하나는 내 것”이라고 한 그의 어록은 유명하다. 실제로 주 총리는 부실덩어리 국유기업을 대폭 정리하는 등 상당한 경제개혁 성과를 이뤄냈다.

후진타오 주석과 확실한 분업의 콤비를 이룬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경제의 황금기를 일궜다. 중국을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 반열에 올렸고, ‘최대 수출국’ ‘최대 외환보유국’ 등의 타이틀도 따냈다. 그는 기자회견이나 해외 정상과 만남에서 한시와 고사성어를 즐겨 인용해 ‘은유적’인 원자바오식 화법을 만들어냈다. 비록 은퇴 후 가족 비리 의혹을 사긴 했지만 그는 재임 시절 낡은 점퍼와 신발 때문에 ‘서민총리’ ‘원할아버지’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초대총리인 저우언라이는 지금도 중국인들에게 ‘영원한 인민의 총리’로 불린다. 일본·프랑스 등 해외 유학파로 뛰어난 국제감각을 지녔다는 평을 받았고, 정치·외교적으로 굵직한 사안에서 적절한 양보를 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의 신망도 높았다. 사망 때 유엔이 조기를 내건 유일한 중국 정치인으로도 유명하다.

리커창 현 총리도 처음부터 존재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베이징대 법학사·경제학박사 출신으로, 그 역시 주 전 총리처럼 경제통이자 달변가로 알려진다. 2013년 3월 총리 취임 후 ‘리코노믹스(리커창+경제학)’라는 단어까지 나올 정도로 그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리코노믹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고 그의 존재감도 미미해졌다. 그 대신 경제를 총괄한 이는 시 주석 친구인 류허 부총리였다. 한 언론에 따르면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에 들른 리 총리는 송별인사를 하며 “발전의 동력은 개혁에 있다. 정부의 권력은 인민에게서 나온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총리로서 던지는 마지막 메시지로 보인다.

리창 신임 총리는 시 주석의 심복 중 심복이다. 그가 리커창 총리보다 더 존재감 없는 ‘충복’ 역할에 그칠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을 실제 성과로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일단 이번 양회에서 보여줄 그의 언변이 어떨지 궁금하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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