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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유럽, 미국과 달리 ‘빅스텝’...고물가 고통 英 50만명 거리로
ECB·BOE 모두 0.5%p 인상단행
유로존 인플레 꺾이자 증시 급등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은행(BOE)이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 인상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축소했지만, ECB와 BOE는 빅스텝을 단행해 긴축기조를 이어갔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원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금리 결정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높은 에너지 비용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쳐 가격 압박이 여전히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3월 금리와 관련해 “여러분은 다음 달 이후 어떻게 될지, 정점에 도달할지 묻겠지만 거듭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며 “우리는 갈 길이 멀다. 우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긴축 통화정책을 이어가야 한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ECB는 기준금리를 제한적 수준으로 유지하면 수요를 약화하고, 기대 물가상승률이 지속해서 상승할 위험을 방지해 시간이 지나면 물가 상승세를 억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의 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8.5% 올랐다. 지난해 10월 전년 동기 대비 10.6%를 정점으로 상승폭이 석 달 연속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날 영국도 기준금리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4.0%로, 0.5%포인트 올렸다. 영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해 직전인 같은 해 11월(10.7%)보다는 다소 낮아졌으나 목표치인 2%보다 여전히 한참 높다.

다만 BOE는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었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필요하면 금리를 강하게 계속 올리겠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ECB와 달리 2월 인상을 끝으로 긴축 기조가 마무리 될 수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투자자들도 올해 영국 금리가 4% 혹은 한차례의 베이비스텝으로 4.25%에서 최고치를 찍은 뒤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영국에서는 임금인상이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못 따라가면서 근로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교사, 공무원, 기관사 등 최대 50만명이 동시에 파업을 벌여 학교가 문을 닫고 기차가 멈췄다. 영국 산별 노조의 상급 단체인 노동조합회의(TUC)는 약 100만명이 참여했던 2011년 파업 이후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노조 요구대로 임금을 올리면 물가 상승률이 더 올라갈 위험이 있어 진퇴양난에 빠졌다. 경기 악화에 재정 여력도 빠듯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올해 영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6%로 주요 7개국 중 유일하게 역성장이 예상됐다. 유로존(0.7%)은 물론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 폭탄을 맞은 러시아(0.3%)보다도 한참 낮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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