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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대 음악가 기적의 콘서트” 김대수 KAIST 교수,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개발
-손가락 근긴장이상증으로 음악 접었던 80대 피아니스트, 60년만에 무대에
-KAIST 김대수 교수팀,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NT-1 개발
-“2024년까지 한국서 임상허가 목표”
지난 11 월 19 일 카네기홀에서 열린 공연에서 주앙카를로스 마틴이 피아노 연주 후 관객에게 답례를 하고 있다. [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기자] #. 지난달 19일, 음악가들의 꿈의 무대인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 바하의 음악이 울려퍼졌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낸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주앙 카를로스 마틴’이다. 1970~80년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피아니스트지만 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손가락 근긴장이상증으로 음악을 포기해야 했다. 2020년 산업 디자이너였던 바타 비자호 코스타가 개발한 바이오닉 글러브를 끼고 피아노 건반 위에 다시 손을 올렸다. 끈질긴 노력 끝에 무려 60년 만에 82세의 나이로 카네기홀에 다시 서게 된 것이다.

바이오닉 글러브를 장착하고 연주를 준비 중인 주앙 카를로스 마틴 [KAIST 제공]

이 ‘기적의 콘서트’는 세계보건기구 (WHO) 후원으로 개최된 근긴장이상 환자 피아니스트인 주앙 카를로스 마틴의 공연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뇌인지과학과 김대수(사진) 교수가 카네기홀 공연과 ‘근긴장이상증 음악가들을 위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소식을 알렸다고 27일 밝혔다.

근긴장이상증은 근육 수축으로 신체의 일부가 꼬이거나 비정상적인 자세를 보이는 증상을 총칭하는 것이다. 미국 인구의 25만명이 앓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2010년 2만8138명이던 환자 수가 2017년에는 3만5238명으로 약 25%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

특히 음악가들에게 이는 치명적이다. 음악가 근긴장이상증은 모든 근긴장이상증의 5%를 차지한다. 악기연주를 위한 과도한 몰입과 연습, 완벽주의적 성격, 유전적 요인 등으로 음악가들이 특히 해당 질병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튤리넘 톡신(보톡스)으로 이상이 생긴 근육을 억제하는 방법이 쓰이고 있지만 영구적으로 악기를 연주할 수 없게될 우려가 있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시급했다.

KAIST 뇌인지과학과 김대수 교수 [KAIST 제공]

KAIST 김대수 교수 연구팀은 근긴장이상증이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것에 착안해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NT-1을 개발했다. NT-1은 근긴장 증상의 발병을 뇌에서 차단해 환자들이 근육을 정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김대수 교수 연구팀은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개발 연구성과를 2021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게재했다. 이 논문을 보고 주앙 카를로스 마틴은 자신의 공연과 UN 컨퍼런스에 김대수 교수를 초청했다.

김 교수는 카네기홀 공연에 앞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NT-1은 뇌에서 근긴장이상증 원인을 차단하는 약물로서 음악가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2024년까지 한국에서 임상허가를 받을 것으로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김대수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와 주앙카를로스 마틴, [KAIST 제공]

NT-1 약물은 현재 교원창업기업인 ㈜뉴로토브에서 개발 중이다. 임상테스트를 위한 약물 합성이 완료됐다. 다양한 동물 실험결과 효능과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병원에 가서 시술을 하고 며칠이 지나야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보톡스와 달리, NT-1은 복용한지 1시간 이내에 치료효과를 보인다. 이른바 ‘먹는 보톡스’로서 다양한 긴장성 근육질환 및 통증에 효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대수 교수는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 세포치료센터장을 맡고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른바 ‘깻잎 논쟁’을 뇌과학적으로 종결시켜, ‘깻잎 교수’라는 별칭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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