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사건’ 관련 검찰의 출석 요구에 대해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일시를 조율해 검찰에 자진출석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최근 전국 민생투어 중인 이 대표는 내년 1월9일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을 분수령으로 전후 출석 날짜를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가 본격적으로 ‘방탄 정국’ 폭풍에 휩싸일 것을 경계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표가 언급한 “조사의 일시와 방식 등에 대해선 협의해서 결정하겠다”는 발언에 대한 해석을 일단 자제하는 분위기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검찰 조사에 응해서 직접 협의 없음을 소명하고 반박하겠다는 단순한 의미일 뿐이고, 협의하겠다 했으니 방식은 출석일 수도 있고 서면조사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수 관측처럼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경우에도, 그 시기도 아직은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이 대표의 의중에 달렸다. 또 검찰과의 협의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시기와 관련해서는 지금 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내년 1월9일 전후로 출석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민주당 강경파 중심으로 벌써 회기 종료 이후 다시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방탄국회’ 공격 가능성과 수위를 잠재우고 실리를 챙기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12월에 예산안을 늦게까지 처리하느라 하지 못한 법안 처리를 1월에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 문제를 떠나서 법안 때문에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민주당 지도부는 1월 새로운 임시국회 개의 여부에 신중한 입장으로 전해진다. 특히 원내지도부는 임시국회 개의 자체가 쟁점이 될 경우 모든 이슈가 ‘이재명 방탄’으로 쏠리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당론 부결이 아닌 ‘자유투표’로 정해놓은 상황에서 대표만을 철저히 방어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이 대표도 임시국회 개의 자체가 논쟁의 중심에 서는 것을 피하기 위한 선에서 출석 날짜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단 해석이다. 가능한 이번 회기를 넘어서기 전, 혹은 최대한 회기 종료 이후 빠른 시일 내 출석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이미 검찰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출석에 빠르게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 또는 사전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 카드를 거론하고 있다. 임시국회 기간이 끝나면 현직 국회의원 신분인 이 대표는 불체포 특권을 잃게 되고, 체포영장을 발부할 요건이 갖춰진다.

한편 이 대표는 지역 민생투어로 지지층 다지기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 앞서 충청과 강원에 이어 이번주는 여수와 장흥, 광주 등 호남 일정을 소화 중이다. 새해 첫 주에는 부산·울산·경남 투어 중 양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고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도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