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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풍의 韓·日...‘눕방’없는 경기...월드컵이 더 뜨거워졌다
4년전과 다른 카타르월드컵
아시아국가 선전에 보는 재미
조규성·이강인·각포 뜨는 샛별
답답한 침대축구 설자리 잃어
첨단 오프사이드 판정도 눈길
한국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떠오른 조규성(위쪽). ‘황금왼발’ 이강인은 21세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뛰어난 기량으로 대표팀 공격을 다채롭게 만들어준다. [연합]

사상 최초의 겨울 개최이자 중동 개최로 관심을 모은 2022 카타르월드컵이 16강전에 돌입하는 등 반환점을 돌았다.

개최국 카타르의 개막전 첫 패배이자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으로 출발한 이번 대회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양한 화제를 낳고 있다.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에서 무려 3개국이 16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고, 다음 대회에서 더 기대를 모으는 10대와 20대 초반 신예 스타들이 대거 등장해 전 세계 축구계의 관심을 모았다. 반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반도프스키(폴란드) 등 톱스타들이 이번 대회를 끝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아시아 돌풍과 강팀들의 조기탈락=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오르고, 일본은 독일·스페인을 연파해 조 1위로 조별 리그를 통과하는 등 이번 월드컵은 유독 아시아 국가들의 기량이 돋보였다.

특히 한국은 손흥민이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고, 파울루 벤투 감독은 레드카드를 받아 3차전에 감독 벤치에 앉지도 못했지만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16강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박수 받을 만하다.

이와 함께 전력상 열세였던 경기나, 선제골을 내줘 끌려갔던 경기도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국내외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4골 중 3골을 후반에 뽑아냈다. 최근 5차례의 월드컵에서 기록한 19골 중 15골 역시 후반에 터뜨렸다.

일본도 아시아 축구의 힘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독일 축구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일본은 독일을 꺾더니 코스타리카에 패한 뒤 맞은 스페인과의 경기마저 역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출신 7명이 포진한 일본은 엄청난 스피드와 압박, 정교한 패스로 강팀들을 상대로 뒤지지 않는 전력을 과시했다.

▶조규성·이강인·가비·각포 등 샛별 등장=비록 패했던 경기지만 가나전을 잊을 수 없는 것은 조규성의 활약 덕분이다. 선발로 나선 조규성은 3분 사이 2골을 터뜨리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훤칠한 외모와 외국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몸싸움, 제공권능력을 갖춘 조규성은 오랜만에 대형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등장을 선언했다.

벤투 감독 재임 4년 간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U20 월드컵 MVP’의 주역 이강인 역시 주전 선수의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해외 언론에서도 테크닉과 게임을 뒤바꿀 능력이 뛰어나다며 극찬을 하고 있다. 21세인 이강인은 월드컵을 두 번 더 나와도 될만큼 젊은(29세) 한국의 보물이다.

해외에서는 무적함대 스페인의 ‘무서운 10대’ 파블로 가비(18)가 단연 눈에 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만 18세의 나이로 월드컵 득점포를 터뜨렸다. 체격은 크지 않지만 화려한 드리블과 골 결정력은 단연 발군이다.

독일의 저말 무시알라(19)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능성을 십분 확인했다. 분데스리가 최연소 득점기록을 세운 무시알라는 올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8골 13도움을 기록 중이다. 네덜란드의 각포(23) 역시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득점을 올렸다. 덕분에 빅리그 팀들은 벌써 각포를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첨단 오프사이드 덕 ‘침대축구’ 탈피=축구팬들이 가장 답답한 순간은 선수들이 툭하면 드러누워 경기를 지연시키는 침대축구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이런 ‘눕방’이 전혀 소용이 없었다. 바로 칼 같은 추가 시간 적용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달 21일 열린 잉글랜드-이란 전에서는 전반에 추가 시간 10분, 후반에 무려 14분이 주어지는 등 25분이 더해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 시간을 끄는 행위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향후에는 눕지않고 최선을 다하는 경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범지구적측위시스템(GPS)이 내장된 볼과 다양한 카메라를 활용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 도입도 눈에 띈다. 승부를 뒤바꿀 수 있었던 오프사이드 판정을 둘러싼 끊임없는 논쟁을 잠재울 수 있었다. 손 하나 반 발자국이라도 앞선 것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된 혁신이라 할만하다.

▶기량은 하락에 비매너까지...이미지는 나락으로=한국이 포르투갈에 승리한 순간 TV화면에 가장 많이 잡힌 선수는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였다. 가나전에 2-0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한국이 승리하면 탈락하기 때문에 초조해하더니 경기가 끝나자 눈물을 쏟기도 했지만, 동정을 받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수아레스가 12년 전인 2010 남아공대회 당시 가나와의 8강전에서 상대 슈팅을 손으로 막아 퇴장을 당했지만, 팀은 승리해 4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당시 일을 사과하겠느냐’는 질문에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가나 선수들을 자극했다. 결국 가나는 16강에 탈락했지만, 우루과이에 골을 내주지 않아 동반 탈락했다.

포르투갈의 호날두는 예전같지 않은 기량으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평소에도 골에 대한 집착과 욕심이 강하지만, 이미 30대 중반을 넘겨 이전같지 않은데도 슈팅과 드리블을 남발하며 팀에 그다지 보탬이 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포르투갈팬들도 ‘선발에서 제외하라’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독일의 세계적인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는 일본전에서 상대를 조롱하는 듯한 타조 걸음 달리기를 하다 팀이 패하며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결국 팀까지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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